마침내 유아인의 여인들이 모두 등장했다. 바로 신세경과 공승연이 그 주인공. 하지만 그저 한 남자의 여자라고 치부되기엔 두 사람 모두 가진 기와 역량이 어마어마하다. 사랑에만 목매는 신파 속 여주인공이 아닌, 조선 건국이라는 거대한 스토리에 걸맞는 ‘여장부’의 모습을 보여준 것.
지난 17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민비 역의 공승연이 첫 등장을 알렸다. 그는 해동갑족과 이성계의 연합을 위해 이방원(유아인 분)과 혼인을 맺게 되는 인물로, 이로써 분이(신세경 분)와는 평생의 연적이 된 셈이다.
앞서 분이는 이방원의 고백을 두 차례나 거절한 상태. 그는 자신과의 어린 시절 인연을 기억해내고 “네가 관아에 불 질렀을 때부터 그리고 여곽에서 만났을 때부터 알았다”라고 끌어안았으며, “내 것 하자”라고 고백하는 이방원을 향해 “네 것 할 생각 없다”라고 단칼에 거절했다. 오빠 땅새(변요한 분)에 대한 죄책감 때문.
이러한 분이의 선 긋기에도 포기하지 않은 이방원이 “그런 일을 겪었는데도 너무 멋져. 내가 본 사람 중에 최고다”라며 다시 고백해오자, 분이는 “첩이 되라는 말 아니냐”라고 쏘아붙이며 밀어냈다. 이에 천하의 이방원 역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마침 이방원은 해동갑족의 힘을 얻기 위해 수장 민제(조영진 분)의 딸 민다경과의 혼담이 필요했다. 이에 민다경을 직접 찾아간 이방원은 그가 자신과의 연합을 계속 거절하자 “그럼 나와 혼인하자”라고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이방원의 책략을 들은 민다경 역시 이를 수락하며 두 사람의 혼인이 성사됐다.
이 때 민다경은 그의 아버지이자 해동갑족의 수장 민제조차 의지하고 조언을 구하는 현명함을 가진 인물로써, 총명함과 결단력이 빛나는 모습을 보이며 앞으로 그가 그릴 원경왕후의 모습을 암시했다.
또한 분이는 혼담을 앞두고도 여전히 자신을 향한 마음을 표현하는 이방원을 향해 돌연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그는 자신의 마음을 거절한 진짜 이유를 묻는 이방원에게 “사랑해. 사랑은 하는 것 같다고”라며 담담하게 고백했다. 이에 오히려 당황한 것은 이방원이었다. 이처럼 분이는 훗날 철혈군주로 거듭나는 이방원을 들었다 놨다하는 유일한 인물로 어디에서도 보지 못했던 여주인공을 표현했다.
민다경과 분이는 이방원과 각기 다른 인연을 맺는, 어떻게 보면 연적에 가까운 여인들이지만 흔한 신파를 그리지는 않을 거란 믿음을 주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목표하는 것이 사랑이 아닌 대의이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민다경은 이방원과의 혼인을 수락했고, 분이 역시 이방원의 고백을 거절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앞으로 두 사람이 표현할 캐릭터의 모습에 더욱 기대하고 있다. 여타 드라마 속 여주인공과는 달리 예측할 수 없는 매력에 궁금증이 높아진 것. 과연 50부작이 전개되는 동안 두 사람이 또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SBS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