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대국민 사과가 통하지 않자 소송을 걸었다. 유승준의 한국 땅을 기필코 밟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 그런데 문뜩 궁금해진다. 과연 한국 땅을 밟는다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소송에서 이겨 당당하게 한국 땅을 밟는다고 하더라도, 그를 향한 비난 여론과 차가운 시선들이 거둬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가 공항에 내려 한국 땅을 밟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무섭게 몰려든 취재진 앞에서 과연 그는 벅찬 마음으로 한국을 찾은 소감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어디를 가도 불편한 시선들이 집중되리라는 것도 불을 보듯 뻔한 일. 억지스러운 입국은 오히려 비난 여론을 더욱 불타오르게 만들 뿐이다. 앞서 눈물의 사과를 통해 형성된 일부 동정여론까지 돌아서게 만드는 일이다.
간절함은 잘 알겠다. 그가 한 눈물의 사과와 그간의 입장을 통해 한국 땅을 밟고 싶어 무리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가족들 때문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어필이 됐다. 그런데 더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소송을 통해 입국을 강행할 경우 부정 여론이 더욱 강하게 형성되리라는 것도 계산에 넣어야한다. 환영받지 못한 채 한국 땅을 밟을 경우 유승준도 그의 가족들도 쉽게 행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유승준은 지난달 21일 주LA총영사관총영사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한국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출했다. 이후 18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언론사에 공식입장을 보내왔다. 행정소송 제기와 관련해 “유승준과 가족들이 너무 오랫동안 고통을 받았다”며 “유승준에 대한 비난 중 허위사실에 근거한 부분은 반드시 본인에게 해명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승준과 가족들에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성이라도 회복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며 “정확한 사실관계에 기초한 정당한 비판을 받고 싶다”고 전했다.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9월 재외동포로서 비자발급을 신청했으나 또 다시 거부됐고, 그 이유도 고지 받지 못했다는 것. 이에 부득이 사법절차를 통하여 그 부당성을 다투게 됐다는 입장이다. 자신이 받는 비난들의 상당 부분이 잘못된 사실관계에 근거한 것이고, 일방적인 매도와 비난들이 당연시 되고 있다는 답답함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번 행정소송을 통해 이 같은 주장과 비난들이 잘못되었음을 밝히겠다는 각오다.
유승준 측은 “미국 시민권 취득과 관련하여 일부 잘못 알려진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서는 진정으로 용서를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사실관계에 기초한 정당한 비판을 받고 싶다는 것이다.
순서를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입국’이 목표가 돼선 안 된다. 진정성 있는 태도와 자세로 자신을 향한 비난의 시선들을 일부라도 돌리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 한국 땅을 밟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대중의 환영을 받을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렸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joonaman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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