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화가' 첫사랑 배수지, 첫 女소리꾼으로 돌아오다 [종합]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11.18 16: 58

국민 첫사랑이 조선시대 첫 여류 소리꾼으로 돌아왔다. '도리화가' 속 배수지는 물에 빠지고, 비를 맞고, 땅바닥을 구르며 소리를 지른다. 장면, 장면을 보면 진채선이 되기 위한 그의 노력이 얼마나 컸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 뿐인가? 누구나 쉽게 도전 수 없는 판소리도 완벽하게 소화했다. 첫사랑의 진화다.
배수지는 18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공개된 영화 '도리화가'(이종필 감독)의 주인공 진채선 역을 맡았다. 진채선은 여자가 판소리를 할 수 없었던 시대, 금기를 넘어선 조선 최초 여류 소리꾼.
이종필 감독은 이 영화를 위해 배수지가 기울였던 노력을 설명하며 "(스태프들이 배수지에게) 독하다고 하더라. 보통 여배우는 이 정도 하면 짜증을 내고 간다. 그런데 배수지 씨는 오케이가 날 때까지 몇 시간을 하고, 그 힘들었던 순간이 언제 그랬냐는 듯 방긋 웃으면서 '수고하셨습니다'하고 간다. 그런 부분이 인상깊고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배수지는 첫 영화였던 '건축학개론'에서 세 명의 배우와 함께 했던 것과 달리, 이번 영화에서는 스승 역을 맡은 류승룡과 함께 중심에서 영화를 이끌어 간다. 두 번째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은 것이 부담스러울 만도 했지만, 극에서 보이는 그의 모습은 그런 우려들을 불식시킬만큼 자연스럽다. 판소리 연기는 놀라울 정도.
그는 자신의 판소리 연기에 대해 "일단, 초반에는 채선이가 몰래 훔쳐서 따라 듣고 배우고, 그래서 많이 미숙한 상태인데, 실제로 감독님이 거의 순서대로 촬영을 해주셨다"며 "뒤로 갈수록 목소리도 바뀌고, 되더라. 나도 신기했다.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이 들어가서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 스승 역을 맡은 류승룡과 배수지의 관계는 사제와 남녀의 사이를 오가는 애틋한 정서를 비친다. 나이차를 비롯해 관객들에게 낯설게 비쳐질 수 있음에도 불구, 두 사람은 절제된 연기로 보는 이들의 감정을 건드린다.
배수지는 류승룡에 대해 "정말 스승님처럼 챙겨주시고 배려해서 촬영장에서 든든하게 촬영했다"며 "눈으로 서로 호흡하는 게 많다고 생각했다. 저는 선배님이 눈으로 위로하고 괜찮다고 말씀하는 눈빛으로 늘 편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승님"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또 류승룡은 배수지와 멜로의 분위기를 그리는 것에 대해 "나는 스승과 제자로만 연기했다. 대사 중에 '소리는 향기다. 어찌 향기가 나지 않는 꽃을 품겠냐'고 하는 대사가 있다"며 "채선과는 동지다. 금기를 깨트린 동지의 느낌이 강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연기헀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돌아온 배수지는 국민 첫사랑을 벗어내고, 배우로 한걸음 더 성장했음을 증명해 보일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도리화가'는 조선 최초의 여류 소리꾼 진채선과 그의 선생 판소리 학당 동리정사의 수장 신재효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25일 개봉한다. /eujenej@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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