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 조승우, '믿보조' 된 건 결코 운이 아니다 [인터뷰]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5.11.18 17: 18

 배우 조승우가 영화 ‘내부자들’로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특별출연한 ‘암살’이 아니면 그동안 주로 뮤지컬 무대에 올랐던 그의 스크린 컴백 소식에 팬들은 물론 관객들도 기다렸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조승우는 최근 ‘내부자들’ 관련 OSEN과의 인터뷰에서 “어쩌다 보니 10주년을 맞는 뮤지컬이 세 작품, 15주년은 한 작품이 몰려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초연부터 함께했던 작품들이다 보니 꼭 참여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랬다”며 기다려준 영화팬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오랜만의 영화였기 때문일까. 조승우는 ‘내부자들’ 캐스팅 과정에서 그 어느 때보다 신중했다. 마침내 여러 번 고사 끝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는 우민호 감독의 애타는 구애가 있었다. 그는 “나라는 배우가 도대체 뭐기에 이러실까 싶었다. 병헌이 형도, 백윤식 선생님도 이미 캐스팅이 다 돼 있는 상황이었거든. 사실 누군가 저를 원한다는 건 운이 좋은 일이고 감사할 일이다”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우민호 감독이 왜 그토록 애타는 구애를 보냈는지 그 심정을 알 것 같았다. 그는 “사람들이 저를 바라볼 때 저 사람 좀 뭔가 평범하고 카리스마도 없을 것 같았는데 막상 보니 생각보다 좀 못 돼 보인다’는 말을 한다. ‘말아톤’과 ‘타짜’ 때도 미스캐스팅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처음 캐스팅됐을 때 미쳤다는 말까지 들었다”며 “‘타짜’도 원작에서는 거구에 곰 같은 캐릭터인데 저는 여리여리하지 않냐. 그런 것처럼 바라보는 시선과 직접 만났을 때의 괴리가 감독님들에게 기대로 작용한 것 같다. 우민호 감독님은 저의 거친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조승우가 연기한 우장훈 역은 돈도 없고 빽도 없는 무족보 검사로, 성공을 위해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 분)와 엮이게 된다. 조승우는 “검사 출신이셨던 막내이모부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부드러웠지만 카리스마 있었다. 제가 그 우직함을 담아낼 수 있을지, 센 배우들하고 붙었을 때 밸런스가 안 맞지 않을지 그런 이유 때문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은 끝까지 잡으시더라. 그래서 살을 찌웠다. 날카로우면 어려보이고 더 왜소해 보이니까 오히려 불려서 가자는 전략이었다. 영화를 보시면 지금보다 더 퉁퉁할 거다”고 말했다. 그렇게 ‘내부자들’에 올라탄 지금을 그는 잘한 결정이라고 표현하며 웃음 지었다.
조승우는 센 배우들과의 밸런스를 걱정했지만 결과는 케미스트리(조합)가 넘쳤다. 특히 우장훈과 안상구가 맞붙는 장면은 예상치 못한 ‘브로맨스’의 습격이었다. 검사인 우장훈이 정치깡패인 안상구를 ‘깡패야~ 깡패야’라고 부르며 구박하는 장면들의 연속이었다.
이를 연기하는 배우의 관계는 정반대다. 조승우가 이병헌보다 훨씬 후배다. 이와 관련해 조승우는 “놀리다 보니 실제로도 재미가 붙어버렸다. 제가 주눅이 들어버리면 연기할 때 문제가 있으니까 저도 당차게 나갔다. 처음에는 솔직히 조금 주눅도 들었고, 병헌이 형도 낯가려서 인사만 하고 말았다. 친해질 계기가 없다가 이번 영화에서 친해졌다. 형이 커피를 잘 내리는데 ‘커피 좀 내려와’ 이런 식으로 제가 일부러 더 세게 갔다. 귀찮아하면서도 형을 보면 가서 커피를 내리고 있다. 그렇게 빠른 속도로 친해졌다. 아마도 형은 자기한테 이런 사람이 어디 있을까 싶었을 거다”고 이병헌과의 일화를 밝혔다.
배역에 자신을 맞추고, 사람에 자신을 맞추는 노력이 모여 지금과 같이 전국민에 사랑받는 배우가 됐다. 그러나 조승우는 “어떻게 이렇게 분에 넘치는 관심과 사랑을 받는 배우가 될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저는 어릴 때부터 되게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99%가 운인 것 같다”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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