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고(故)신해철의 장 수술을 집도했던 서울 S병원 K원장에 대한 두번째 재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도 검찰과 K원장측의 주장은 크게 세 부분에서 엇갈리며 치열하게 대립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는 18일 오후 제1호법정에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K원장에 대한 두번째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과 K원장측의 주장이 엇갈린 부분은 세가지다. 1) K원장이 고인에게 한 수술이 위벽 강화인지 축소인지 여부와 2) 수술 후에 고인이 막무가내로 퇴원했는지 3) K원장이 고인의 복막염 여부를 뇌사상태에 빠진 22일 이전에 알수 있는지 대목이다.
▲ K원장이 한 수술이 위벽강화술인가 위 축소술인가
검찰측은 K원장이 위장과 소장의 유착(붙어있는 것)을 분리하면서 위벽강화술을 실시했다고 주장하는데 유착 분리와 위벽을 15cm 접는 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연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원희의 증언을 제시하며 고인이 앞으로는 뷔페가서 한 접시 밖에 못먹을 것이라고 말한 사실을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은 K원장이 고인의 동의 없이 위 축소술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원장 측은 위장과 소장을 분리하는 수술을 하면서 위장에 천공(구멍)이 날 우려가 있어서 그부분을 봉합하기 위해 위장을 15cm정도 접어올렸을 뿐이다라고 대응했다.
양측다 위장을 15cm 접어 올린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했지만 그 목적이 봉합이었는지 위 축소술이었는지에 대해 팽패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 수술 이후에 고인이 막무가내로 퇴원했는가
검찰측은 윤원희씨의 증언을 들어 19일에도 20일에도 모두 병원장의 동의를 얻어 퇴원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병원장이 복막염이 아니라고 말해서 안심하고 퇴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핸 K원장 측은 윤원희가 19일 퇴원과 20일 퇴원을 착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퇴원은 자신의 동의가 있었지만 20일에 다시 입원 했을 때는 계속 입원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부분에 대해 사실 여부는 오는 12월 16일 있을 재판에서 윤원희에 대한 양측의 심문을 통해 밝혀질것으로 보인다.
▲ K원장은 수술후 고인의 천공과 복막염을 정말 몰랐는가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서를 인용하면서 고인이 퇴원한 20일 이전에 고인이 복통과 열을 호소했기 때문에 K원장이 복막염을 알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19일 퇴원당시에 정상 백혈구 수치는 1만이지만 고인의 백혈구 수치는 1만 4천개 정도였기에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K원장은 앞서 검찰의 조사를 통해서 20일까지는 복막염을 확진하지 못했다며 21일에 종합적인 검사를 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고인이 20일에 막무가내로 퇴원했기에 검사를 하지 못해서 복막염임을 알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백혈구 수치에 관련해서도 수술 당시에 1만 6천개 정도의 수치가 19일에는 1만 4천개로 줄었기에 복막염을 의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은 크게 3가지이고 앞으로 재판을 통해 증인들이 출석해서 이 부분을 증명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재판은 오는 12월 16일 오후 2시 서울 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다.
지난달 21일 열린 첫 번째 공판에서 K원장 측은 검찰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으며 국민참여재판도 거부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8월 K원장을 업무상과실치사와 업무상비밀누설로 불구속 기소했다. 첫 번째 혐의는 K원장이 수술시에 과실로 소장과 심낭에 천공(구멍)을 발생시켜 신해철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 혐의는 K원장이 수술 이후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한 사이트에 의사로서 취득한 고인의 민감한 개인 정보를 게시해 의사의 의무를 어겼다는 점이다.
고 신해철은 지난해 장협착 수술 20일 만인 10월 27일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생을 마감했다. 고인의 아내 윤원희 씨는 장협착 수술을 진행한 S병원의 업무상 과실 가능성을 제기하며 병원장인 K씨를 상대로 경찰에 고소했다. /pps2014@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