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조승우, '브로맨스'가 이리 달달하당가~ [내부자들②]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11.19 06: 51

이 조합만큼 설렘을 주는 조합이 있을까? 영화 '암살'에서의 특별출연을 제외하고 3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조승우와 국내를 넘어 할리우드에서까지 연기력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이병헌이 만났다. 쉽게 뭉칠 수 없는, 하지만 성사만 된다면 '대박'을 기대할 만한 이 만남은 역시나 지난 18일 전야 개봉한 영화 '내부자들'(우민호 감독)을 보는 가장 큰 관전 포인트였다.
이병헌과 조승우는 '내부자들'에서 각각 같은 목적을 갖고 달리는 정치 깡패와 검사로 만났다. '내부자들'은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작품. 범죄드라마라고도 부를 수 있는 이 영화는 현실을 반영한 만큼, 정계와 재계, 언론을 아우르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남성 캐릭터들의 비중이 높은 편.
이병헌이 맡은 정치 깡패 안상구는 '내부자들'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의 발단이 된 인물이다. 조직폭력배 출신인 그는 여러 사업으로 큰 돈을 벌어 한때는 '회장'이라 불릴 정도로 성공을 거뒀지만, 유력한 대통령 후보와 재벌 회장의 비자금 파일을 미끼로 거래를 준비하다 발각돼 인생이 뒤틀린다. 권력가들로부터 큰 보복을 당하고 폐인이 돼 버려지는 것.

이병헌은 영화 속에서 이 안상구 캐릭터를 실감나게 묘사하며 발군의 연기력을 드러냈다. 평소, 누아르 영화나 액션 영화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였던 그지만, 이번에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무식하고 유쾌한 건달 캐릭터를 그려내는데 집중했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는 기본이다. 폐인이 된 안상구를 표현하기 위해 촌스러운 파마머리를 하고, 때로는 노출 신을 감행하기도 했다. 관객들의 배꼽을 잡게 하는 "모히토에 가서 몰디브 한잔 할까?"라는 대사는 그의 애드리브로 완성된 부분이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안상구라는 인물을 표현하기 원했던 이병헌의 고민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조승우가 맡은 역할은 족보가 없어 늘 승진에서 밀리는 검사 우장훈이다. 우장훈은 원작 '내부자들'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로 인물을 완성하는 데 배우의 몫이 컸다. 조승우는 이 영화의 출연 제의를 세 번이나 거절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영화의 기획 단계부터 우장훈의 역을 맡을 배우로 조승우를 점찍었던 우민호 감독은 계속해서 그를 설득했고, 끝내 캐스팅에 성공했다.
그리고 감독의 믿음은 통했다. 조승우는 '내부자들'에서 성공에 목이 마른 우장훈 역을 강렬하게 소화하며 이병헌과 좋은 시너지를 만들었다. 안상구가 그야말로 깡패 같은 무식함과 거친 성격으로 존재감을 발휘한다면, 우장훈은 귀여운 동안 외모와 그에 반대되는 배짱 좋고 대찬 성격으로 안상구에게 부딪치며 불꽃같은 시너지를 만든다. 영화에서 두 사람이 붙는 신이 많은데 그때마다 관객들의 반응이 적극적인 점도 이 때문이다.
이병헌과 조승우가 만나는 순간 관객들의 기대치는 커졌다. 그리고 '내부자들'에서 확인한 두 사람의 모습은 그 기대치 이상이다. 둘의 '브로맨스'는 과연 얼마만큼의 파급력으로 관객들을 끌어 당길까? 이 영화가 '19금'이라는 점에서 그 결과가 더욱 궁금증을 낳는다. /eujenej@osen.co.kr
[사진] '내부자들'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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