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수요미식회' 김석원, 미각 디자인하는 맞춤형 게스트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11.19 06: 48

‘수요미식회’의 공식 음유시인 이현우를 뛰어넘는 게스트가 등장했다. 바로 김석원 디자이너가 그 주인공. 늘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하는 패션계에 몸담고 있는 만큼 프로그램의 시작부터 패션과 미식에 대한 연관성을 주장했던 그는 맛 표현에 있어서도 어딘가 달라도 한참 달랐다.
지난 18일 방송된 tvN '수요미식회‘에서 김석원 디자이너는 가수 레이디 제인과 함께 게스트로 출연해 ’낙지‘를 주제로 미식 토크를 펼쳤다.
이날 김석원은 요즘의 미식 트렌드에 대해 패션에도 복고라는 것이 있듯 마치 명품 브랜드와 같은 오래된 식당이나 세월이 가져 온 내공 있는 맛을 찾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미식에 대한 남다른 식견을 자랑했다. 이런 그는 출장으로 해외를 가게 되면 어느 나라를 가든지 시장을 간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피렌체 중앙시장에서 냄새나는 소 내장으로 만든 스튜에 저렴한 와인과 빵을 함께 먹고 있으면 그 나라와 친해지는 기분이 든다고 전하는 김석원의 말에선 소박한 음식도 맛있게 즐길 줄 아는 진정한 미식가의 면모가 돋보였다.

이렇게 그가 맛과 음식에 대해 쌓아 온 내공은 직접 다녀 온 식당에 대해 설명할 때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무안에 위치한 ㅈ*회식당에 다녀 온 김석원은 낙지를 먹기 위해 무안까지 다녀 온 소감을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 할머니 손을 붙잡고 읍내 장터에 가면 시골 건물의 벽 색깔이 연한 노란빛이었는데 이와 까무잡잡하게 그을린 얼굴 색깔의 대비가 예쁘다고 생각했었다”며 마치 1970년대의 시골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이번 미식여행에서 느꼈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ㅈ*회식당의 대표음식인 기절낙지를 드레스에 비유해 모두의 감탄을 사기도 했다. 정갈하게 담겨진 기절낙지에 뿌려진 깨마저도 김석원의 눈에는 금사로 장식한 레이스로 비쳤고, 그만큼 깨끗하고 예쁜 빛깔을 자랑하는 낙지는 먹기가 아까울 정도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어 낙지요리를 코스로 즐길 수 있는 목포의 ㅅ*낙지회관이 소개된 가운데, 밑반찬 때문에 이 집을 찾는 손님들이 있을 정도라는 이야기가 화두에 올랐다. 이에 김석원은 이곳에서 맛 본 갈치속젓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하며 “한 숟갈을 떠서 밥에 얹은 다음에 입 안에 넣으면 갈치젓의 향이 비강을 타고 뜨거운 밥의 열기와 함께 코로 나올 때 그 향기가 정말 좋다. 그걸 두어 번 씹은 다음에 매실 장아찌 한 조각으로 마무리하면 최고다”라고 섬세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맛을 표현했다. 이에 홍신애는 “대체 저 분은 누구시냐”며 “너무 멋있는 것 같다”라고 감탄했고, 황교익 역시 “디자인하듯이 맛을 음미한다”며 그의 남다른 맛 표현을 칭찬했다.
또한 ㅅ*낙지회관에서 맛 본 산낙지 다짐에 대해 김석원은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라는 과감하면서도 솔직한 표현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신안군 압해도에서 잡은 펄낙지는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힘을 자랑했고, 접시에 붙은 낙지를 떼어내기 힘들 정도였다. 이에 그는 “참기름과 약간의 소금, 오이와 같이 입에 넣은 후 힘 좋은 놈들이 입 안을 쫙 빨 때 느낌이 굉장히 좋았다”라며 당시의 느낌을 회상하듯 황홀하면서도 수줍은 얼굴로 얘기해 웃음을 자아냈다.
게다가 무교동 ㅇ*낙지에 문 닫기 전에 가야할 이유를 설명하면서도 김석원은 “요즘 맛있는 음식점들이 많이 생겨서 이곳의 음식을 투박하게 느끼거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이 집을 경험했던 분들은 추억이란 재료를 같이 넣어서 드시면 아주 멋진 한 끼 식사가 될 것 같다”라고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식당에 대한 향수와 애정을 드러내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이렇게 김석원은 시종일관 맛과 음식, 그리고 식당에 관해 남다른 고품격 표현으로 진정한 미식가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누군가에는 다소 징그럽고 낯선 비주얼의 음식일 수도 있는 낙지가 그의 설명으로 세상에 둘도 없는 우아한 음식으로 재탄생한 듯 했다. 같은 음식을 맛보고 온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자의 생각과 느낌을 전하는 ‘수요미식회’. 이곳에서 경험을 나누고 공감하며 행복해하던 김석원은 의심할 여지없는 맞춤형 게스트였다.
한편 ‘수요미식회’는 이름난 식당에 숨어있는 음식의 역사와 유래,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이야기하는 토크쇼다. 매주 수요일 오후 9시 40분 방송. / nim0821@osen.co.kr
[사진] ‘수요미식회’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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