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주’가 새로운 수목극 강자로 떠올랐다. ‘그녀는 예뻤다’가 떠나고 찾아온 ‘달콤살벌 패밀리’와 마니아층을 형성한 ‘마을’을 제치고 시청률 1위 자리에 오른 것. 과연 ‘객주’가 신선함과 독특함이라는 두 드라마의 매력을 뛰어넘어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19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8일 방송된 KBS 2TV '장사의 신 객주'(이하 ‘객주’)는 전국 기준 시청률 12%를 기록했다. 이는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했던 지난주 12.1%보다 0.1%포인트 하락한 수치지만, MBC '그녀는 예뻤다'가 떠난 지상파 수목극 1위 자리를 꿰차는 데에는 성공했다. 여기에는 원작을 바탕으로 한 ‘객주’의 탄탄한 스토리에 열과 성을 다 한 듯한 섬세한 연출, 그리고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진 점이 큰 역할을 했다.
먼저 ‘객주’는 1979년부터 총 1465회에 걸쳐 서울 신문에 연재돼, 조선 후기 보부상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생생하게 그려냈던 김주영의 역사소설 '객주'를 원작으로 한다. 흔히 원작이 있는 작품은 ‘모 아니면 도’라고 표현한다. 원작을 적절히 반영하며 드라마로서의 강점을 부각시켜 호평을 얻는 작품이 있는 가 하면, 원작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혹은 원작과 너무 다른 방향으로 그려져 그 의미를 퇴색시키는 작품도 있기 때문.
이런 면에서 ‘객주’는 원작을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새롭게 추가된 인물이나 장면들을 통해 극적인 요소와 재미를 높였다. 특히 장혁이 보부상에서 거상이 되기까지의 사건사고들, 경국지색이자 이덕화의 부인이 된 한채아와 그의 애절한 사랑을 둘러싸고 빠르게 진행되는 전개가 시청자들을 끌어들였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객주’에는 장혁부터 유오성, 김민정, 한채아, 박은혜 등 뛰어난 연기력을 입증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어색한 연기, 즉 일명 ‘발연기’는 ‘객주’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추노’, ‘뿌리깊은 나무’, ‘빛나거나 미치거나’ 등 굵직한 사극 작품들을 통해 이제는 ‘믿고 보는’ 사극 배우가 된 장혁의 활약이 크다.
방송 4회 만에 등장한 장혁은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하며 단숨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볍고 장난기 가득한 표정의 개구쟁이 같다가도, 어느 샌가 진지한 눈빛으로 고뇌와 번민에 휩싸여 생각에 잠기는 가하면 울분을 참지 못해 눈물을 쏟아내기도 하며 천봉삼의 면모를 입체감 있게 그려낸 것.
‘객주’는 현재 장혁과 그의 누나 박은혜에 대한 비밀, 그리고 장혁의 아이를 가졌지만 이덕화에게 붙잡힌 한채아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리며 흥미진진한 전개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다른 드라마에서는 찾을 수 없는 매력을 가진 ‘객주’가 이 기세를 이어가며 수목극 1위 자리를 굳건히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K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