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마을’, 성범죄 겨냥하는 무거운 돌직구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5.11.19 10: 12

 
“불행한 일을 당하면 동정과 위로를 받지만, 그게 수치스러운 불행일 때는 비난을 받는다.”
지난 18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마을’ 12회가 우리 사회를 향해 묵직한 ‘돌직구’를 날렸다. 과거 성폭행을 당했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경순(우현주 분)의 비밀이 밝혀진 것. 그의 딸 가영(이열음 분)은 성폭행을 당해 생긴 아이였고, 성폭행범의 유전으로 파브리병을 앓고 있는 상태였다.

이날 가영(이열음 분)은 비 오는 밤 집으로 돌아오던 중 실종됐다. 파브리병의 증상으로 이명을 들으며 쓰러진 그를 대광목재 남씨(김수현 분)가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 것. 다행히 총출동한 경찰이 그의 집에서 가까스로 도망친 가영을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고, 이 과정에서 가영이 파브리병이 앓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엄마 경순은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앞서 그는 소윤(문근영 분)으로부터 가영과 김혜진(장희진 분)이 아버지가 같은 자매고, 김혜진이 유전병인 파브리병을 앓았으니 가영도 하루빨리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지만, 경순은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며 크게 분노했다.
하지만 의사의 확진을 받자 경순은 어쩔 수 없이 소윤에게 모든 비밀을 털어놨다. 결혼한 지 채 한 달도 안 됐을 때 비 오는 날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 이에 소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냐”라고 물었고, 경순은 “선생님은 외국에서 와서 모르겠지만, 여기에서는 불행한 일을 당하면 동정과 위로를 받을 수 있지만 그게 수치스러운 불행일 때는 비난을 받는다. 남편이 왜 나를 떠났겠냐”라며 눈물을 흘렸다.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임에도 오히려 죄를 지은 듯 숨어 살아야 했다는 경순의 말은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 역시 많은 바를 느끼게 했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 때문. 이처럼 ‘마을’이 무거운 메시지를 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8회에서 한 학생이 혜진의 죽음을 모욕하자 소윤은 “아무리 하찮고 나쁜 사람이라도, 죽어도 싼 사람은 없어. 감히 너 따위한테 그 죽음을 판단할 권리는 없는 거야”라고 일침을 날렸다.
우재(육성재 분) 역시 9회에서 연쇄살인 때문에 혜진의 죽음에 대한 사건이 외면 받자, 최형사(조한철 분)를 찾아가 "다 썩어빠진 시체는 우리 국민 아닙니까? 무슨 경찰이 차별할 게 없어 사람 목숨 갖고 차별합니까"라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이처럼 ‘마을’은 그저 일회적인 재미나 감동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닌, 굵직한 메시지와 짜임새 있는 전개를 통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12회 방송에서는 혜진에 대한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며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높이기도 했다. 과연 종영까지 4회만이 남은 ‘마을’의 결말은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마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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