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그룹 B.A.P가 쓴 한 편의 청춘 드라마다.
B.A.P가 18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쇼챔피언’에서 오랜만에 팬들을 만났다. 무려 1년 9개월만의 컴백 무대였다. 이날 B.A.P는 ‘테이크 유 데어’와 ‘영, 와일드 & 프리’ 무대에서 상반된 매력을 선보이며 큰 호응을 끌어냈다.
본인들이나 팬들에게는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 소속사와의 문제로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공백기를 가진 이들이 고스란히 다시 모여 무대에 오른 자체가 어찌보면 하나의 기적이다. 적어도 가요계에서는 전례가 없던 일이기도 했다.
그 만큼 눈물과 웃음, 드라마가 담긴 앨범이 이번 선보인 네 번째 미니음반 '매트릭스(MATRIX)'다. 오랜 공백 끝에 무대에 오른 멤버들은 눈물 대신 웃음으로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고, 노래는 이들의 '현재'를 담았다. '매트릭스'는 청춘이라는 큰 테마로 음반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청춘의 방황과 우정을 담아낸 '영, 와일드&프리'는 코러스, 안무, 작사, 스타일링과 전체적인 콘셉트까지 멤버들이 직접 참여해 B.A.P만의 색을 담았다. "시련이 와도 우린 못 막아", "해가 지고 어둠이 와도 끝까지 달려"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테이크 유 데어'는 멤버 여섯 명 전원이 작사에 참여해 더 의미가 있는 팬송이다. 이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도 팬들이다. 멤버들은 컴백 쇼케이스 "보고 싶었다"라고 첫 인사를 전하며 "여행도 많이 다니고, 친구들도 많이 만났다. 가족들과도 좋은 시간 많이 보내고, 제일 많이 한 것은 아무래도 우리 베이비들 생각일 거다. 1년 반 만에 보는 거다. 쉬지 않고 지내다가 쉬게 돼서 그동안 못했던 가족들과의 시간도 많이 보냈다. 쉬면서 이 느낌을 잊었던 것 같은데 오랜만에 서니까 역시 정말 좋다"라고 밝혔다. 또 "1년 반 동안 많이 힘들었는데 여러분(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잘 버틸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음반"이라고 말했다.
수록곡 '비 해피'는 청춘의 즐거움과 행복을 희망적으로 표현해 '영, 와일드 & 프리'와는 또 다른 매력과 분위기를 담아냈다. '블라인드'는 청춘의 사랑과 이별에 대한 곡으로 팬들이 꼽는 대표 B.A.P곡이다.
숨고르는 시간 동안 멤버들은 한 발 나아갔다. 데뷔 이래 매 앨범 작업에 참여해 온 리더 방용국은 이번 새 앨범의 프로듀싱을 담당하며 보다 향상된 실력을 선보였고, 그룹 내 퍼포먼스를 맡고 있는 멤버 종업과 젤로가 화려하면서도 절도 있는 퍼포먼스를 탄생시켰다. 자칫 공백기를 거치며 '감'이나 결속력을 잃는 게 아니었을까란 우려는 말끔히 씻어냈다.
발단, 전개, 위기를 거친 B.A.P가 과연 어떤 컴백 성과를 보여줄 지 주목됐던 바다. 결과적으로 보다 숫자가 늘어나 그 만큼 치열해진 가요계 보이그룹들 속에서도 확실한 차별화를 이루며 그 존재감을 보다 확실시했다는 평이다.
대세로서의 발걸음은 중간에 멈춘 시간이 있었지만 보폭은 여전하다. 특히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의 반응이 고무적이다. 'MATRIX'는 발매 하루 만에 17일자 'Worldwide iTunes Album Chart(월드와이드 아이튠즈 앨범차트)'에 14위로 진입했다. 차트 50위권 내 한국 가수로는 B.A.P가 유일하다.
18일 기준 홍콩 아이튠즈 앨범차트에서 6위, 싱가포르에서는 5위를 차지했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남미에서의 반응도 상당하다. 독일과 브라질에서 동일하게 59위를 기록했으며 이는 앨범 100위 권 내 케이팝 아티스트로는 B.A.P뿐이다. 더불어 'Young, Wild & Free' 뮤직비디오는 공개 3일 만에 조회수 200만 뷰를 돌파했다.
이는 다년간 진행한 월드투어 'B.A.P LIVE ON EARTH' 시리즈를 통해 얻은 성과로 가요 관계자들이 꼽는 B.A.P의 강점이기도 하다. 그리고 위기와 이로 인한 성장이 담긴 한 편의 청춘 드라마를 완성한 B.A.P의 행보는 현재 진행형이다. /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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