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정형돈이 극심한 불안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잠정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활동이 쉽지 않은 고통을 겪으면서도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 피해를 줄까봐 이를 악물고 버텼다던 정형돈의 그간의 사정이 알려지면서 대중들은 그를 향해 응원과 격려의 말을 전하고 있다.
정형돈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2일 “정형돈 씨가 건강상의 이유로 당분간 방송 활동을 중단할 예정”이라며 “오래전부터 앓아왔던 불안장애가 최근 심해지면서 방송을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고 결국 제작진과 소속사 및 방송 동료들과 상의 끝에 휴식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방송계에 비상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 하지만 제작진은 정형돈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걱정하며 대안을 강구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대중들 역시 정형돈이 하루 빨리 불안장애를 털어내고 방송 복귀를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응원했다.
그런데 지난 18일 방송된 SBS ‘한밤의 TV연예’에서 정형돈의 근황을 공개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형돈이 앓고 있는 불안장애는 만성적으로 걱정, 근심이 많아 여기저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여러 가지 신체적인 증상이나 정신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대중들이 잘 알고 있는 공황장애가 여기에 포함된다.
이 불안장애는 심각한 상태에 이르면 일상적인 생활도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정형돈 역시 그동안 극심한 불안 증세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 피해를 끼칠까봐 어떻게든 참고 인내하면서 활동을 이어왔다. 최근 증세가 심각해지면서 더 이상 활동이 어렵게 된 후에도 활동 중단을 결정하기까지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건강이 우선인 상황에서도 남다른 책임감을 보여줬던 것.
하지만 더 이상의 활동은 무리이고, 지금으로서는 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모든 프로그램을 그만두게 됐다. ‘4대천왕’이라 불릴 정도로 각 방송사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하고 있던 그였던 만큼, 현재 그에게 휴식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그렇기에 언론이나 대중들의 과한 관심은 오히려 정형돈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물론 관심에는 그만큼의 애정이 따르고, 그가 하루 빨리 완치돼 방송 복귀를 할 수 있게 응원하는 마음이 수반된 것이겠지만 이 역시도 안정이 지극히 필요한 사람에게는 역효과가 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제야 막 가족들 품 안에서 제대로 된 안정을 취하며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정형돈의 일상을 침해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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