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부자들’은 흥미진진하다. 짧지 않은 상영시간 내내 영화에 흠뻑 빠져들어서 보게된다. ‘내부자들’에서 가장 빛이나는 것은 배우들의 엄청난 연기다.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의 연기를 보는 맛이 일품이다. 이런 배우들의 연기를 이끌어 낸 주인공이 바로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이다.
우민호 감독이 ‘내부자들’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욕망이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 원작에 없던 캐릭터인 무족보 우검사을 만들어냈다. 정의로움과 성공하기 위한 욕망사이에서 발버둥치는 우검사를 조승우는 제대로 표현해냈다.
“모든 캐릭터들이 욕망이 질펀하게 뿜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원작에 없던 우검사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우검사는 성공하고 싶지만 더럽게 성공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 인물이다. 성공과 정의 어떤 것에도 치우치지 않고 솔직하게 욕망을 표현하는 캐릭터다. 그런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조승우씨에게 시나리오 신경쓰지말고 뜨겁게 표현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영화 속에서 조승우는 열 받으면 확 변하고 조증환자처럼 보이기도 하면서 완벽하게 우검사를 연기했다”
우민호 감독이 ‘내부자들’을 완성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내부자들’의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도 넘어야 했고, 3번이나 거절한 조승우도 설득해야 했다. 우민호 감독은 감독을 떠나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병헌과 조승우의 조합으로 윤태호 작가의 뜨거운 에너지를 표현한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윤태호 작가의 원작 웹툰인 ‘내부자들’이 가진 에너지를 이병헌과 조승우의 조합으로 보고 싶었다. 감독을 떠나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어떤 그림이 될까 너무 궁금해서 최선을 다했다. ‘내부자들’ 연출을 맡으면서 최고의 배우들과 최고의 스태프들과 함께했다. 그분들이 쌓아왔던 커리어에 누가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민호 감독은 이병헌과 함께 영화를 만들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이병헌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아이디어와 다양한 얼굴 그리고 망가짐을 즐기는 성격까지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병헌이 너무 멋있었기에 멋있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애썼다. 이병헌이 연기하는 안상구는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 ‘케이프 피어’의 로버트 드니로를 오마주 한 것이다.
“이병헌씨는 잘생겼고 멋있었다. ‘달콤한 인생’에서는 알랭들롱이 다시 돌아온 줄 알았다. 같은 깡패지만 ‘달콤한 인생’과 차별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이병헌을 덜 멋있게 찍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 ‘케이프 피어’에서 로버트 드니로의 스타일을 이병헌에게 보여줬다. 이병헌은 처음에는 망가지는 비주얼에 당혹스러워하다가 ‘할려면 세게하고 아니면 말고 이왕 할거면 해봅시다’라면서 최선을 다해줬다. 망가지는 것을 재미있어하고 더 망가지려고 해서 고마웠다”
우민호 감독의 ‘내부자들’은 재벌과 정치인과 언론인이 별장에서 어우러지는 장면이 충격적인 영화다. 그 장면을 뺀다면 충분히 15세 관람가도 받을 수 있어보였다. 그러나 우민호 감독은 그 부분에 대해서 타협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웹툰을 보면서 별장 장면에서 충격을 많이 받았다. 그렇기에 이 부분을 꼭 영화에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청소년 관 람불가 판정을 받은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대중들이 그들을 주시했다면 과연 그들이 자신들의 추악한 욕망을 가감없이 당당하게 표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영화 속 현실은 다른 나라도 아니고 우리나라의 문제이기 때문에 대중들이 포기하지 않고 주시했으면 좋겠다. 역사의 절체절명의 순간에 개인들의 선택이 큰 힘을 발휘했다고 믿는다. 그래서 ‘내부자들’에서도 시스템보다 개인에 집중했다” /pps2014@osen.co.kr
[사진]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