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부자들’에서는 그 어떤 것도 허투루 있는 것이 없다.
영화에서 특히 눈에 띄는 곳은 권력자들의 눈을 피해 들어간 산속의 집이다. 유일하게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곳은 조승우가 연기한 우장훈이 유년시절을 보낸 공간이다. 책이 빼곡히 쌓인 책꽂이가 줄을 잇고 있고, 문을 열면 아버지가 따뜻하게 맞아준다. 어쩐지 배우 조승우와도 참 잘 어울린다.
‘내부자들’은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드라마. 조승우는 검사 우장훈 역을 연기했다. 우장훈은 경찰 출신 검사로, 돈도 없고 배경도 없어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인물이다.
우장훈은 권력자들에게 배신당한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 분)를 보호하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과거 집으로 향한다. 이 집은 우장훈이 검사가 되기 위해 어떻게 사법고시 공부를 했는지 그의 열정을 보여주는 곳이다.
이와 관련해 조승우는 “우검사가 어릴 때 살았던 집은 실제로 담양에 있는 서점이다”며 “거기 가보고 깜짝 놀랐다. 큰 서점 하시던 선생님이 책을 다 처분할 수 없어서 산속에다가 책을 다 갖다 옮기셨다. 책이 엄청나다. 책 냄새가 너무 좋았고 그 분도 멋있어 보였다. 우장훈이 옛날에 사법고시 준비하면서 공부할 당시 열정의 자양분이 된 공간이자 저에게는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해준 공간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승우는 여전히 ‘옛것’을 좋아하고 낭만을 좇는다. 연인에게 보내는 애정 편지는 이모티콘과 문자 메시지를 통한 것보다 손편지가 더 취향인 편이라고. 조승우는 스스로를 “과거를 너무 좋아하는 배우”라고 설명하며 “개인적 취향 자체도 되게 올드하고 빈티지한 걸 좋아한다. 그래서 옛날 것에 대한 냄새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옛날 사람들은 진짜 낭만적으로 살았던 것 같다”는 조승우는 사랑을 해도 애달프고 쉽게 못 닿던 옛 시절의 낭만을 기억하고 있다. 옛날 이야기 속에서 등장하는 얼굴이 더 맞는 것 같다던 배우의 말처럼 산속 도서관에서 더 유하게 보이는 조승우의 얼굴도 이 영화를 보는 재밌는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내부자들'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