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돈이 불안장애로 인해 지난 12일부터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면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다시 5인 체제가 됐다. 식스맨 특집으로 광희를 영입한 지 반년 만에 다시 5인 체제가 된 '무한도전'은 정형돈의 빈자리를 당분간 유지할 예정이다.
특히 정형돈은 2005년부터 현재까지 약 10년 간 '무한도전'의 원년멤버이자 핵심멤버로 활약하며 초창기 웃기는 것 빼고 다 잘하는 캐릭터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후 독보적으로 평범하지만 진상인 캐릭터로 발전, 프로그램에 활력을 더했기 때문에 팬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 더욱 빛을 발했던 게 '무도'다. 국민 예능으로 불리는 '무도'이기에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에 조금 더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데, '무도'는 출연자의 물의에는 재빠른 사과와 하차로 논란을 초기에 진압하거나, 시청자의 반발이 불거진 내용에는 '곤장'이라는 예능적인 장치를 사용해 시청자와 늘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 가운데 병풍 캐릭터 없이 6인 멤버 모두가 제역할을 해내며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던 '무도'는, 그렇기에 정형돈이 잠시 자리를 비웠어도 멤버들간의 거미줄 케미망이 풀가동되면서 정형돈의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한도전'은 지난 14일 방송인 정형돈의 활동 중단 소식을 알렸다. 유재석은 "시작하자마자 시청자 여러분께 안타까운 소식이 있다. 형돈이가 너무 힘들어서 당분간 방송이 계속 힘들 것 같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당분간 저희와 함께 '무한도전'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후 멤버들은 한자리에 모여 정형돈이 방송 중단을 결정하기 전 촬영했던 분량을 함께 모니터하기도 했는데, 한자리에 모인 멤버들과 달리 모니터 안에만 있는 정형돈의 모습은 그의 빈자리를 더욱 크게 느끼게 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음은 '무도' 멤버들이 각각 다른 분야에서 뛰는 '무도 드림' 특집으로, 정형돈의 빈자리를 채우는 멤버들의 각개전투가 펼쳐질 전망이다. 멤버들은 이번 특집을 통해 MBC 제작 부서나 영화 제작사 일원으로 일하는 경매를 진행했다고. 유재석은 MBC ‘서프라이즈’와 ‘내딸 금사월’ 카메오 출연, 박명수는 영화 ‘아빠는 딸’에 합류한다. 정준하는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격하고 광희는 교양 프로그램 '그린실버-고향이 좋다'에 출연한다.
'무한도전'이라는 이름과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 광희 등 여섯 멤버, 또 연출자 김태호PD 외에는 정해진 것 없이 매주 도전해 새로운 웃음을 개척, 무형의 '무한도전'이라는 정체성 안에서 움직이는 이들이다. 틀이 없는 것 자체가 구성인 '무한도전'은 다섯 멤버들이 정형돈의 빈자리를 굳이 채우려 하지 않아도 매주 정형돈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끈끈한 의리를 보이며 시청자를 찾으리라는 것을 예상하게 한다.
한편 정형돈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2일 "정형돈이 건강상의 이유로 당분간 방송 활동을 중단할 예정"이라며 "오래전부터 앓아왔던 불안 장애가 최근 심각해지면서 방송을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고 결국 제작진과 소속사 및 방송 동료들과 상의 끝에 휴식을 결정하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형돈은 한동안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하고 휴식과 치료에 전념한다./jykwon@osen.co.kr
[사진]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