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 가족 이기주의의 극단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섬뜩하게 만들었다. 신은경도, 우현주도, 정애리도 결국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위기에 처한 사람을 나 몰라라 했고, 결국 장희진을 희생시켰다. 심지어 장희진은 자신들의 핏줄이었지만, 숨기고 싶은 과거사와 관련됐다는 이유로 죽음에 몰아넣었다.
SBS 수목극 ‘마을’은 소윤(문근영)이 자신의 가족 비밀을 밝히려 아치아라라는 마을에 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소윤은 이곳에서 2년전 죽은 언니 김혜진(장희진)의 시신을 발견하고, 그 범인을 찾아 나선다.
뭔가를 감추고 있는 마을 사람들 속에서 소윤은 우재(육성재)의 도움으로 점점 진실에 다가선다. 19일 방송에서는 혜진이 유전자병인 파브리병을 앓고 있었고, 합병증으로 삶이 얼마 남지 않자 가족을 찾아 아치아라에 왔던 사실을 알아낸다. 혜진의 엄마는 지숙(신은경)의 친모 정임(정애리)이었고, 정임은 성폭행 이후 혜진을 임신, 수치심에 아이를 몰래 낳아 버렸다.
이 사실을 알아낸 혜진은 죽기 전 지숙을 찾아가 도와달라고 애걸하지만, 지숙은 매몰차게 혜진을 밀어낸다. 지숙은 자신의 가족의 수치스러운 비밀이 남편 창권(정성모)과 시어머니 옥여사(김용림)에게 알려질까 전전긍긍했고, 혜진에게 모질게 대했다. 혜진은 친모에게 버려진 상처에 지숙의 모진 말까지 들으며 큰 실의에 빠졌다.
혜진은 자신의 친부가 성폭행범이라는 사실도 알아냈고, 가영(이열음)의 엄마 경순(우현주) 역시 이 괴물에게 당해 가영을 임신한 사실을 안다. 혜진은 경순에게 그 괴물을 같이 찾자고 하지만, 경순 역시 가영과 자신이 마을에서 살아남기 위해 혜진의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했다. 경순은 소윤이 찾아와 언니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을 때도 뺨까지 때리며 협조를 거부했다.
장희진의 죽음이 단순 불륜 사건인 것처럼 위장했던 ‘마을’, 하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장희진이 사실은 살기 위한 절박한 심정으로 마을을 찾았고, 마을 사람들과 피붙이의 냉대와 멸시 속에 죽어갔음을 밝혔다. 이날 ‘마을’은 가족 이기주의에 젖은 마을 사람들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범인의 윤곽이 점점 드러나고 있는 ‘마을’. 장희진을 죽인 범인은 연쇄 살인범 촤재웅(아기씨 역)일까. 성폭행범 김수현(목재소 남씨)일까. 아니면 또다른 반전이 있을까. 결말이 몹시 궁금해진다. / bonbon@osen.co.kr
[사진] ‘마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