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빅프렌드', 파일럿 편성으로 끝나긴 아쉬운 방송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11.20 06: 53

소방관을 남편으로 둔 아내와 그런 아빠를 가진 아이들. 자랑스럽지만 늘 걱정스럽고 안쓰러운 남편, 그리고 아빠를 위한 가족의 소원은 그에게 특별한 하루를 선사하는 것이었다. 한 집안의 든든한 가장이자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소방관을 위해 빅프렌드가 힘을 모았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파일럿 프로그램 ‘빅프렌드’ 2회에서는 경남 김해에 근무하는 김용우 소방관을 위해 빅프렌드가 특별한 하루를 선물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의 목표는 단 하나, 김용우 소방관을 웃게 하는 것. 이에 500명의 빅프렌드는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았고, 일주일에 걸친 작전 회의 끝에 계획을 세웠다. 여기엔 MC이자 빅프렌드인 백지영, 장동민을 비롯해 레이디 제인이 참여했고, 모니터 너머에서 의견을 제시했던 8인의 빅프렌드도 함께 했다. 김용우 소방관의 특별한 하루를 위한 첫 번째 작전은 장동민의 구두닦이였다. 작전이 펼쳐지는 단 하루만이라도 김해 전 지역에 사건사고가 없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장동민은 직접 작업화를 손질했고, 반짝반짝하게 빛이 나는 신발은 김용우 소방관의 얼굴에 흡족한 미소를 띠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어진 작전에는 백지연이 투입됐다. 항상 출동을 대기해야 하는 직업의 특성 상 식사를 서두르는 탓에 역류성 식도염을 달고 산다는 주인공을 위해 그는 녹즙 판매원으로 변신했고, 김용우 소방관에게 무사히 양배추 즙을 전달했다.

세 번째 작전은 김용우 소방관의 어머니가 만든 따뜻한 한 끼 식사였다. 그러나 이것은 한 소방대원의 아내가 만들어 온 음식으로 둔갑했고, 이런 사실을 모른 채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반찬들로 가득한 식사를 동료들과 함께 즐겼다. 이어 레이디제인의 차례였다. 중요한 서류 전달이라는 미끼에 낚여 카페를 찾은 김용우 소방관을 향해 레이디제인은 111번째 손님이라며 선물을 증정했고, 일상 속에서 예기치 못했던 행운에 주인공은 얼떨떨해 하면서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한편 그에게 서류를 전달했던 건 김용우 소방관의 구조로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난 한 남성이었다.
작전 수행 중이었기에 자신의 정체를 밝힐 순 없었지만 그는 직접 준비해 온 선물을 건네며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마운 마음을 대신했다. 또한 집이 붕괴되어 그 밑에 깔려 있다 주인공의 도움으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던 노부부에게도 김용우 소방관은 생명의 은인이었다. 직접 만든 김밥과 전을 들고 소방서를 찾아 감사 인사를 전하는 이들에게 주인공은 “늘 하는 일”이라며 쑥스러운 듯 손사래를 쳤지만 어느 때보다도 얼굴엔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렇게 김용우 소방관을 위한 특별한 하루가 마무리되고, 그로부터 10일이 지나 그는 방송국으로 초대됐다. MBC 뉴스데스크 인터뷰 촬영으로 알고 온 곳에서 그는 빅프렌드가 마련했던 작전을 모두 알게 됐고, 수많은 가슴 따뜻한 빅프렌드가 만들어 낸 이야기에 감동했다. 모니터 너머의 낯선 타인을 위해 직접 두 팔을 걷고 나서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빅프렌드라는 이름으로 연결된 이들에겐 더 이상 나와 남의 구분은 중요하지 않았다. 이런 긍정적인 오지랖은 한 개인을 벗어나 커다란 사회마저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를 갖게끔 만들었다. 많은 사람의 작은 관심과 소중한 응원으로 큰 기쁨과 가슴 벅찬 순간들을 만들어낸 ‘빅프렌드’. 이대로 파일럿 편성으로 끝나기엔 참 아쉽다.
한편 ‘빅프렌드’는 단 한명의 주인공을 위해 ‘빅프렌드’라 명명된 전국 각지의 네티즌 친구들이 온오프라인으로 접속해, 제작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시청자 쌍방향 TV쇼다. / nim0821@osen.co.kr
[사진] ‘빅프렌드’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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