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Mnet '슈퍼스타K'의 일곱번째 시즌이 막을 내렸다. 혹자는 무관심으로, 혹자는 '노잼'이라 비난했던 이번 '슈퍼스타K7'은, 이렇게 케빈오라는 이가 14주간 일궈낸 기적같은 드라마를 한 편 보여주며 마무리됐다.
'노래는 꿈이 되고, 꿈은 인생이 되고, 인생은 기적이 되는 리얼 감동 드라마'라는 문구는 '슈퍼스타K'의 슬로건이다. 또한 '슈퍼스타K'의 경쟁 방송이라 손꼽히는 SBS 'K팝스타5' 심사위원 유희열은 첫 방송에 앞서 이런 말을 했다. "또 오디션이라고 할 수 있다. 겹쳐서 지루할 수 있으나, 꿈은 지루할 수 없다"고.
이번 '슈퍼스타K7'을 식상한 포맷에 전혀 새로울 것 없는 '노잼' 시즌이었다고 단순히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수많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꿈을 펼쳤고, 기적을 이뤄냈기 때문. 벌써 6년째 우승자를 발표하고 있는 배철수가 무대에서 "(우승자를) 발표하러 올 때마다 설렌다. 올해도 좋은, 멋진 음악을 하는 후배가 생기겠구나"라는 이야기를 그저 허투루 한 건 결코 아니다.
딱 14주전 '슈퍼스타K7'은 언제나처럼 '역대급 시즌', '역대급 참가자'라는 소개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이는 흡사 약속한 듯한 관용어구처럼 사용되는 소개 문구라는 것을 누구나 충분히 안다. 그럼에도 대중은 서인국, 허각, 존박, 버스커버스커, 울랄라세션, 로이킴 등을 떠올리며 '혹시 이번에는?'이라는 기대심을 한 번 쯤 품어보는 것도 사실이다.
'슈퍼스타K'의 7년을 돌이켜보자보면, 지난 2013년 방송됐던 시즌5야말로 최악의 암흑기로 꼽을만 했다. 당시 우승자는 박재정. 여전히 대중에게 낯선 이름이다. 시즌 평균 시청률 4.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Mnet+KM합산)로 역대 최저 수치뿐 아니라, 유례없는 시청률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며 파이널 무대가 2%안팎으로 마무리됐던 시즌이었다.
다행히도 우려 속에 시작된 시즌6는 곽진언(우승), 김필(준우승), 임도혁(톱3)이 합을 맞췄던 유닛 벗님들의 '당신만이'들이 등장한 이후 적잖은 관심이 쏠리며 사실상 '슈퍼스타K'의 부활의 전조를 내비쳤다. '그래도 아직 볼만한 프로'라는 인식도 다시 싹튼 것도 이때즈음이다.
그렇게 다시 회복세를 탔던 시즌7은 Mnet과 '슈퍼스타K'에 있어서는 분명 중요한 시기였다. 6년 만에 심사위원직을 떠난 이승철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초반 분위기는 예상외로 좋았다. 기대 이상의 실력파들이 속속 등장했고, 기대감을 품게 만들었다. 비주얼도 실력도, 참가자간 '케미'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벗님들'처럼 기대했던 '한방'이 당최 나오질 않았다.
기다림에 지칠 때쯤 보여준 슈퍼위크와 첫 생방송 무대는 그 동안의 기대를 저버릴 정도로 실망을 안겼다. 시즌7의 시청자가 서서히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도 이때쯤이다. 그래도 생방송에서 곱씹을 만한 무대가 있길 기대하며, 충성도 높은 일부 시청자들은 '슈퍼스타K7'의 생방송을 챙겨봤다. 그렇게 어느덧 마지막 파이널 무대를 끝으로 모든 방송이 끝났다.
시즌제 프로그램의 특성상 인기의 굴곡은 당연하다. 그 요인이 참가자들의 실력 미달일수도, 경쟁 프로의 약진일수도, 프로그램 진정성과 정체성의 훼손일 수도, 혹은 이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뒤엉켜서 만들어진 결과물일 수도 있다.
이번 '슈퍼스타K7'의 경우는 복합적이다. 실력면에서는 분명 흠잡을데 없으나, 앞서 두각을 보였던 시즌별 우승·준우승자처럼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이나 스타성이 부재다. 또 '복면가왕', '너의 목소리가 들려', '쇼미더머니' 등 다양한 음악 예능, 서바이벌 등이 시청자의 눈을 분산시킨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슈퍼스타K7'의 논란은 길민세로 시작해 신예영으로 끝났다. 물론 시기적으로 최악은 결승 무대만 남겨두고 발생한 탈락자 신예영의 '폭로성' 주장글로 생겨난 끔찍한 흠집이었다. 해명의 시간적인 여유조차 없어 여전히 그 진실공방이 현재 진행형인 상태에서 치러지는 '슈퍼스타K7'은 의지와 상관없이 불명예스러운 멍에를 짊어질 수 밖에 없었다.
하물며 신예영의 언급 속에 등장한 천단비가 파이널 무대에 올라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모두가 지켜보는 무대에 서야만 했던 현 상황은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적잖은 무관심과 혹평, 갑작스럽게 등장한 신예영의 폭로 파문, 게다가 파이널에서 최고의 무대를 꾸며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모두 떠안고 경합을 벌여야 하는 이들 2인과 이들의 무대를 그 어떤 때보다 돋보이게 연출해야 하는 제작진의 고충이 고스란히 전해졌던 파이널 무대.
앞서 서인국(시즌1), 허각(시즌2), 울랄라세션(시즌3), 로이킴(시즌4), 박재정(시즌5), 곽진언(시즌6)을 이어 케빈오의 꿈이 기적으로 되는 과정을 여실히 담아냈던 '슈퍼스타K7'은 분명 감동적이었고, 그 의미가 남달랐다. 그리고 여전히 기대와 우려가 뒤섞여 불투명한 시즌8의 존재에 조금의 무게감을 더했다. 누군가의 '기적'은 결코 지루할 수 없는 법이니깐. / gat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