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문근영이 답이다, 현실 꼬집은 소신발언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11.20 08: 11

‘마을’ 문근영이 드라마의 해답이었다. 침묵이 미덕인 현실 속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다수와 맞서는 문근영의 거침없는 행보와 소신 발언이 시청자들을 일깨우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스페셜 ‘마을-아치아라의 비밀’(극본 도현정, 연출 이용석) 13회에서 소윤(문근영)은 언니 혜진(장희진)의 마지막 행적, 친부이자 살인범으로 추정되는 남자를 알아내기 위해 지숙(신은경)을 추궁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소윤은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이다. 언니를 죽인 사람이 누군지, 왜 언니에 관한 거라면 모두 쉬쉬하는지”라고 분노했지만, 지숙은 혜진의 존재를 거듭 부정하며 “진실이 뭐가 중요하냐. 당신 이런 거, 모두에게 폐만 될 뿐이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문근영은 왜 이토록 ‘진실’에 집착하는 걸까. 문근영이 표현한 한소윤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이 드라마가 시사하는 바를 엿볼 수 있다. 먼저, 소윤과 혜진은 비록 친자매도 아니고 어린 시절 추억밖에 없지만, 혈연관계보다 더 끈끈하고 애틋한 관계를 그리며 뜻밖의 온정을 보여준다. 이것은 소윤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된다.
 
‘마을’은 우리 사회에 만연된 ‘침묵의 카르텔(사회집단이나 이해집단이 불리한 문제나 현상이 있을 경우 구성원들이 침묵하고 외면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회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자신의 책임으로 돌아오게 하지 않기 위해 부정하며 책임 소재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게 된다. 사건 해결보다 현재의 힘과 균형을 존속시키기 위해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입을 닫는다. 마치 곪은 상처 전체를 치료해야 하는 수고와 번거로움을 피하고자 그 아픔을 참아버리는 경우와도 같다.
이날 방송에서 문근영이 “덮어 버리면 아무 일이 없는 게 된다고 생각한다. 눈 감고 외면해 버리면 평화가 지속될 거라고. 그렇게 해서 범죄 없는 마을이 되는 거다”라고 언급했듯, ‘마을’ 아치아라의 사람들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이 그러한 맥락이다.
 
문근영은 단순 비밀을 파헤치는 것만이 아니라, 이 ‘침묵’을 깨트리는 행동파 여주인공으로서 드라마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극 중 문근영이 캐나다에서 23년간 살다가 한국으로 온 설정은 아치아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침묵의 카르텔과 권력으로부터 지배당하지 않는 독립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소윤은 치부를 감추기 위해 범죄도 덮어버리는 그들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용납하지도 않으며, 올곧은 말과 행동, 시선으로 거세게 맞선다.
 
진실을 요구하는 자가 배척당하고, 범죄의 피해자가 악인으로 비난받는 현실. 이 가운데 문근영은 절제된 카리스마와 날카로운 대사, 섬세한 연기력으로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내며 드라마의 의미를 부각시키고 있다.
 
한편 지난 13회 방송 말미 소윤이 연쇄살인범 아가씨(최재웅)에게 공격을 당해 기절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어 죽은 사람을 보는 능력이 있는 유나(안서현)가 소윤의 환영을 보는 장면이 나와 다음 회차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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