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없는 대종상, 뿌린 대로 거뒀다 [논란의 대종상①]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5.11.20 11: 00

대종상이 그야말로 '뿌린 대로 거둔' 모양새다.
제52회 대종상 시상식이 20일 열리는 가운데 시상식 전날, 남녀주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 전원이 불참 소식을 전해온 것. 앞서 "참석하지 않는 배우에게는 상을 주지 않겠다"며 대리 수상을 폐지시킨 대종상 측이 자신들이 뿌린 대로 그 결과를 받아들고 있다.
대종상 측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대리 수상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이 함께 하는 영화제인데 대리 수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주기로 결정했다"라는 것이 대종상의 입장이었다.

이는 곧바로 '출석상 논란'으로 불거졌다.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받아야 할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트로피를 받는다면 어느 누가 대종상의 공정성을 믿겠냐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대종상 측은 전에 없는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들어야 했다.
출석상 논란 속에 배우들도 전원 불참 소식을 알려왔다. 모두 스케줄 상 참석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유아인과 하정우는 각각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촬영과 일정 때문에 불참 의사를 전했고 손현주 역시 미정인 상황이다. 여우주연상 후보인 김윤진과 한효주, 엄정화도 불참 의사를 밝혔으며 김혜수는 드라마 촬영으로 참석이 어려운 상황. 이외에도 황정민, 전지현 등도 대종상영화제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기상 후보도 마찬가지로 김수현과 공효진은 대종상영화제 홈페이지에서 진행되는 온라인 투표에서 79.19%, 73.56%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인기상 수상이 유력하지만 소속사 측에서 스케줄로 참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남녀주연상은 물론 인기상까지, 주요 부문의 후보들이 대거 불참을 선언한 것.
이는 사실 예견된 파행이었다.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겠다는 시상식의 갑질은 '불신'의 씨앗이 됐고 배우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전원 불참 소식을 알렸다. 스케줄 때문이라는 것이 배우들의 주된 불참 이유이기는 하지만, 충무로에서 시상식의 갑질을 봐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렇듯 대종상은 자신들이 뿌린 대로 거뒀다. 때문에 배우들의 불참에 볼멘소리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뿌린 대로 거둔 대종상이 시상식은 어떻게 진행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제52회 대종상 시상식은 20일 오후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된다. / trio88@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