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달콤살벌 패밀리’가 조폭 코미디라는 겉포장 속에 따뜻한 인간미를 다루며 재밌는 코미디 드라마를 완성하고 있다. 주인공이 조폭이긴 한데, ‘가족 바보’ 아빠이자 폭력성이 도를 넘어서진 않는 인물이라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중이다.
‘달콤살벌 패밀리’는 조폭이지만 집에서는 꼼짝 못하는 아빠 윤태수(정준호 분)가 영화 투자 사기를 당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 19일 2회가 방송된 이 드라마는 ‘조폭 마누라’, ‘두사부일체’, ‘가문의 영광’ 시리즈 등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조폭 코미디 영화의 수위 낮은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주요 인물들은 충청도 사투리를 구가하는데, 느릿느릿하면서도 풍자와 해학이 묻어나는 인물들의 화법이 재미를 선사한다. 경찰이 호형호제하는 태수가 늦게 오자 “벌써 왔어? 천천히 볼 일 다 보고 오지 그랬어? 내가 집이 있어? 돈이 있어? 가진 게 뭐가 있어? 시간 밖에 없어”라고 뼈 있는 농담을 가하는 장면이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코미디의 유형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주인공과 소재는 자극적이나, 충청도 사투리를 내뱉는 주인공들의 대사는 생활밀착형 농담이 가미돼 있다.
태수가 조폭이긴 한데, 합법적인 사업을 하려고 발버둥치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는데다가 가족애가 투철한 성격으로 다룬다. 자칫 폭력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웃기면서도 따뜻한 가족애로 표현하는 것은 은근히 웃긴 일명 충청도식 웃음 장치와 인물들의 진한 인간미다. 코미디 소재는 세면 셀수록 비호감과 호감으로 갈리기 쉬운데, 이 드라마는 은유 속에 살아 숨쉬는 농담이 피식 웃게 만드는 힘이 있다. 2회까지 방송된 ‘달콤살벌 패밀리’는 온라인상에서 기대이상으로 웃긴 드라마라는 입소문이 퍼지고 있어 ‘그녀는 예뻤다’에 이어 입소문이 흥행으로 이어지는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무엇보다 남편을 구박하는 듯 보이나 현명하면서도 강단 있는 아내 김은옥(문정희 분), 아내에게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공처가 태수가 만들어가는 짠한 분투기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물론 이 드라마 인물들이 조폭인 까닭에 조폭 미화 지적은 피할 수 없겠으나 일단 재미와 공감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코미디 드라마인 것은 분명한 상황이다.
여기에 충청도 사투리와 생동감 넘치는 인물을 완벽하게 연기하고 있는 정준호와 정웅인의 코미디 조합, 조폭보다 센 ‘조폭 마누라’를 연기하고 있는 문정희의 연기는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달콤살벌 패밀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