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졌다. 바로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15 프리미어12 결승전에 진출을 했기 때문이다.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한일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이뤄냈기에 더 의미가 깊은 결승행임에는 틀림이 없는데, 또 다시 정규 프로그램 결방을 해야 하는 SBS 드라마국과 예능국의 입장에서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게 됐다.
SBS는 지난 8일부터 2015 WBSC 프리미어12를 독점 중계해 왔다. 예선 1차전부터 준결승까지, 한국 대표팀 경기는 모두 7번. 이로 인해 SBS는 2주간 수시로 정규 프로그램을 편성 이동하거나 결방 시켰다. 그러다 보니 손꼽아 기다려왔던 프로그램을 야구 중계로 인해 보지 못하게 된 시청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고, 해당 게시판에는 항의글이 연일 게재되기도 했다.
특히 주말 경기 일정으로 인해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가 2주 연속 결방이 되자 애청자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분명 지연 방송될 것이라 믿고 야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는데, 갑자기 결방이 되니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SBS의 입장에서는 야구의 특성상 경기 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결방 여부에 대해 속 시원히 공지를 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야구 경기 중간에 중계를 끊어버릴 수도 없으니 난감하기만 하다. 게다가 한일전과 같은 경우 평균 시청률이 13.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다 보니 SBS로서는 더더욱 중계를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애인있어요’가 또 한 번 지연 방송 혹은 결방 가능성에 놓였다. 지난 19일 진행된 한국 대 일본 준결승전에서 한국이 짜릿한 역전승을 이뤄내 결승전에 진출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결승전은 오는 21일 오후 7시부터 SBS에서 생중계된다.
이로 인해 SBS ‘오 마이 베이비’ 혹은 ‘주먹쥐고 소림사’가 결방되며,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역시 2주 연속 전파를 타지 못하게 됐다. 또 야구 경기가 3시간 안에 끝난다고 하더라도 ‘8뉴스’와 ‘애인있어요’, ‘그것이 알고 싶다’가 모두 방송되는 것은 무리가 있기에 ‘애인있어요’와 ‘그것이 알고 싶다’ 중 하나는 결방이 될 가능성이 높다. SBS는 현재 21일 편성을 놓고 논의중이다.
분명 한국 야구 대표팀이 결승에 진출하게 된 것은 정말 기쁜 일이지만, 정규 프로그램이 2주 연속으로 결방 되는 사태에 마냥 웃을 수 없는 것이 SBS 예능국과 드라마국, 시청자들의 입장이다. 과연 한국 야구 대표팀이 프리미어12 우승으로 성난 시청자들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을지, 또 시청률 상승 단계에서 제대로 제동이 걸린 ‘애인있어요’가 결방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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