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내부자들' 이병헌, 그의 돌직구는 통했다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5.11.20 11: 47

 배우 이병헌이 논란 끝에 던진 공은 직구였고, 스트라이크 존에 안착했다. 데뷔 25년차 배우인 이병헌에게 직구란 결국 연기로 승부를 보는 것이었고, 영화 '내부자들'은 공식 개봉 하루 만에 23만여 관객을 동원하는 스트라이크를 달성했다.
이병헌은 원래 연기력으로 단 한 번도 논란이 된 적 없던 배우는 맞다. 단점을 찾아내려고 집중해서 봐도 결국 마음을 돌리고 만다는 연기력은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배우의 인생에서 최대의 무기였다. 사람은 미워하되 연기력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들어맞는, 천생 배우인 것만은 분명하다.
'내 마음의 풍금'(1999), '공동경비구역 JSA'(2000), '번지점프를 하다'(2000), '달콤한 인생'(2005),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등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고 있자니 참으로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아온 배우였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영화의 흥행은 관객이 없으면 결코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 특히 드라마는 진입장벽이 없지만 영화는 티켓 값을 지불해야만 감상할 수 있다. 영화에서 흥행은 곧 소비자의 선택이 달린 문제다.

그랬던 그에게 대중이 한순간에 등을 돌릴 사건이 발생했고, 물론 아직도 적지 않은 사람들은 이병헌을 불편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랑을 줬던 만큼 배신감도 크게 느껴졌을 터. 돌아선 대중의 모습은 그가 그 어떤 말을 해도 풀리지 않을 철옹성과 같았다. 그래서 돌아가는 변화구 대신 직구를 선택했다. 배우가 던질 수 있는 최선의 직구는 현재 맡고 있는 영화에 책임감을 갖고 전념하는 길이었다.
이와 관련해 앞서 그는 '내부자들' 촬영 도중 소송 등으로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저로 인해 감독님이나 배우들, 스태프들한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자는 마음뿐이었다"고 밝힌 바. 만약 촬영을 끝마치지 못했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함께 했던 이들에게 돌아갔을 터다.
그 결과 '내부자들'은 공식 개봉인 지난 19일 단 하루 사이에 23만 1219명 관객(누적 34만 5007명)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 영화의 공식 오프닝 기록은 역대 청불 영화 흥행작 '친구', '아저씨',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 '타짜', '추격자',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신세계' 등의 오프닝 스코어를 모두 경신했다. 특히 이병헌의 최고 흥행작이자 천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오프닝 16만 9516명까지 넘어서고 말았다.
물론 영화의 흥행 성적으로 이병헌이라는 배우에 대한 마음이 풀렸다고 해석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작품과 그의 연기력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외적인 요소와 별개로 객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순간에 돌아선 대중을 다시 한순간에 되돌릴 방법은 없다. 이병헌 역시 당장의 용서를 바라지 않았다. 대신 그들의 마음이 풀릴 때까지 계속해서 연기로 사죄할 것을 밝혔다. 그 언젠가가 돼도 말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내부자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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