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된 '국제시장'에 그야말로 대종상이 '참가상'이라는 소금을 뿌렸다. 면면을 살펴보면 모두 받을만 했던 수상 내역이지만 대종상의 '참가상' 발언 때문에 엄한 '국제시장'이 피해를 보게 됐다.
'국제시장'은 지난 20일 오후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된 제52회 대종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을 포함한 10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날 '국제시장'은 최고 영예의 상인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 시나리오상, 기획상, 남우주연상(황정민), 남우조연상(오달수), 촬영상, 편집상, 첨단기술상, 녹음상 등을 수상했다. 약 20개의 주요 부문에서 절반을 싹쓸이한 것.
이로써 '국제시장'은 올 초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면에서 기쁨을 누린 데 이어 시상식에서도 그 노고를 인정받으며 기분좋게 2015년을 마무리하게 됐다.
그러나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노릇인 듯 하다. 이는 대종상 측이 앞서 했던 발언 때문. 앞서 대종상 측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참석하지 않은 배우에게는 상을 주지 않겠다"라며 대리 수상을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종상이 '출석상'으로 전락하게 되는 순간.
이후 이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대종상 측은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며 공식 입장을 내겠다고 했으나 시상식 당일까지 그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은 채 어물쩍 시상식을 진행시켰다.
그도 그럴것이, 배우들이 대거 불참을 선언하며 대리 수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진행됐다.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여우주연상 후보들 전원이 시상식에 불참했으며 시상자들도 등장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시상식 내내 곳곳에서 확인됐다. 시상식 내내 가장 많이 호명된 단어가 "대리 수상"일 정도였다.
이는 10관왕을 싹쓸이 한 '국제시장'에게 불똥이 튀었다. 윤제균 감독이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참석한 윤제균 감독을 위해 '출석상'을 준 것이 아니냐는 네티즌의 의심의 눈초리가 생기고 만 것.
하지만 '국제시장'의 결과를 다시금 떠올려보면 '국제시장'의 10관왕은 '참석상'이라고 비난 받기엔 어폐가 있다. '국제시장'은 올 초 천만 관객을 돌파, 뿐만 아니라 14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명량'에 이어 두 번쨰로 최다 관객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했다.
근현대사를 관통, 무엇보다 가족을 위해 헌신을 다했던 우리네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루며 관객들을 웃기고 울렸던 '국제시장'이기에 작품상은 물론, 감독상, 기획상 등등 수상 부문의 결과는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물론 함께 2015년 천만 영화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베테랑'이 무관에 그친 것과, '암살'이 단 하나의 상 밖에 받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운 점. 그러나 그것 때문에 '국제시장'을 만들기 위해 달려왔던 스태프들의 노력까지 깎아내리는 것은 적절치 못한 처사다.
한편 제52회 대종상 시상식은 '국제시장'이 최우수 작품상, 황정민과 전지현이 남녀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오달수와 김해숙이 남녀조연상을 수상했다. / trio88@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