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 신인상이 제일 긴장감 넘칠 줄이야[대종상 다시보기④]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5.11.21 06: 56

 신인상이 제일 긴장감 넘칠 줄 누가 알았겠나. 물론 누군가에게는 평생 한 번 받는 신인상의 무게가 주연상보다 무거울 수 있기에, 이 같은 표현은 상의 가치를 논한 것이 아닌 배우들의 대거 불참으로 인한 촌극에 대한 감상일 뿐임을 밝혀둔다. 어찌 배우들을 탓하겠나. 대리수상을 지양하다 대리수상만 남게 된, 대종상이 자초한 일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된 ‘제52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은 배우 및 감독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시상식으로 마무리되고 말았다. 이날 최다 수상자는 여러 번 대리수상에 나선 MC 신현준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 그나마 시상식 초반에 진행되는 신인상 수상 순간에만 시상식다운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신인 남우상 후보에는 이민호(‘강남 1970’), 박서준(‘악의 연대기’), 이현우(‘연평해전’), 여진구(‘내 심장을 쏴라’), 강하늘(‘스물’) 총 5명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시상식 현장에는 여진구를 제외하고 이민호, 박서준, 이현우, 강하늘까지 4명의 배우들이 참석했다.

신인 여우상 후보에는 김설현(‘강남1970’), 박소담(‘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이레(‘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이유영(‘봄’), 장윤주(‘베테랑’), 홍아름(‘막걸스’) 총 6명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시상식 현장에는 김설현, 장윤주를 제외한 박소담, 이레, 이유영, 홍아름까지 역시 4명의 배우들이 참석했다.
참석한 배우들은 시상식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을 찾아준 팬들에게 밝은 미소를 보여주며 자리를 빛냈다. 이날 신인상은 이민호와 이유영에게 돌아갔는데, 수상에 실패한 배우들도 박수를 보내며 자리를 빛냈다.
신인상의 뜨거운 분위기는 비단 젊음에서 오는 것만은 아니었다. 이어진 조연상, 주연상 시상의 분위기가 이를 설명해줬다. 남우조연상 후보 중에는 유일하게 유연석과 유해진이 참석했고 여우조연상은 김영애만이 참석한 가운데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은 모두 불참했다. 조연상은 오달수와 김해숙이, 조연상은 황정민과 전지현이 수상했지만 모두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해 대리수상했다.
사상 초유의 사태는 당초 주최 측이 “대리수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주기로 결정했다”는 무리한 방침을 내세우면서부터 예견됐다고 볼 수 있다. 연기로 평가받아야 하는 시상식의 권위를 스스로 ‘참가상’으로 떨어뜨린 셈.
게다가 대개의 시상식은 최소 한 달 전부터 배우들에게 참석 가능 여부를 묻는데, 대종상의 경우에는 시상식 2주 전에야 섭외에 들어가면서 배우들을 당황케 했다. 비단 촬영 스케줄로 인한 불참이 아니더라도 배우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후보에 오른 배우들을 비롯해 감독들까지 대거 불참했고 대종상은 책임을 피할 길이 없게 됐다. / besodam@osen.co.kr
[사진] 민경훈, 박준형, 백승철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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