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영이 묵직한 존재감으로 70분을 꽉 채웠다. 개성있는 악역은 때때로 주인공보다 더 빛나기도 한다. 이경영은 이날 주인공 김영광과 하석진에 파렴치한 짓을 하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경영의 야비한 연기가 빛을 발했다.
JTBC ‘디데이’는 절망적인 재난 상황 속에서 생명과 신념을 위해 활약하는 DMAT와 구조대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인간애와 생명의 소중함을 다룬 드라마다. 20일 방송에서는 박건(이경영)이 눈엣가시였던 해성(김영광)의 의사 면허를 박탈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박건은 해성이 해서는 안되는 수술을 했다며 그것을 꼬투리 잡아 이사회에서 의사면허를 박탈한다. 우진(하석진)을 해성을 돕기 위해 외국에서 실시된 수술 사례를 들고, 그 수술로 목숨을 건진 유회장도 동원하지만, 박건은 막무가내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켰다. 아울러 우진의 시력이 나빠지는 것을 핑계로 우진마저 해고시켰다.
하지만 이후 박건은 자혁(차인표)이 데리고 온 장관이 자신의 목숨을 구한 사람이 해성이라며 그에게 표창장을 주겠다고 하자, 당황한다. 그 장관은 병원의 5백억 지원까지 약속한다. 박건은 장관이 자신을 보건복지부 장관에 천거했다는 소리에 해성과 우진을 복직시켰다.
이날 박건은 자신의 이익에 따라 움직는 사람의 전형을 보여줬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았던 것. 마음에 들지 않았던 해성을 내쫓았지만, 출세 제안이 들어오자 자신의 결정을 번복하는 추한 모습을 보였다.
이경영은 야비한 박건의 모습을 제대로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날 이경영은 70분 내내 강혈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19회의 주인공이 됐다. 한 회만을 남기고 치명적인 교통사고를 당한 이경영. 그는 개과천선을 하게 될까. 그래서 김영광과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귀추가 주목된다. / bonbon@osen.co.kr
[사진] ‘디데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