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능력자들' 정준하, 정형돈 빈자리 채운 의리의 무도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11.21 07: 16

파일럿을 거쳐 정규 편성된 ‘능력자들’은 첫 방송 전부터 위기를 겪어야만 했다. 김구라와 짝을 이뤘던 MC 정형돈이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하고 만 것. 지난 20일 방송된 두 번째 녹화는 일단 김구라 단독 MC 체제로 진행됐고, MC는 아니지만 게스트로 참여한 정준하가 오랜 동료의 빈자리를 채우며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능력자들’에서는 덕후들의 두 번째 정기 모임이 개최된 가운데, 게스트로 방송인 정준하와 김현욱, 배우 윤박, 레인보우 지숙, 레드벨벳 아이린이 함께했다.
이날 정준하는 야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자랑했다. 연예인 야구단을 최초로 설립해 18년째 운영하고 있는 그는 한 분야에 빠져 덕후가 된 이들의 모임에 참여할 만한 자격이 충분해 보였다. 이어 그는 평소 관찰을 즐기며 추리 문제를 직접 만들고, 추리 덕후들이 모인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추리 능력자가 낸 문제에 망설임 없이 정답을 얘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문제의 내용은 “아파트 5층에 사는 50대 여성이 안방에서 추락, 사망한 사건 신고를 받고 도착한 김 형사는 남편 김상혁의 도움으로 안방으로 이동했다.

안방에서 창문을 열고 사건 현장을 확인한 김 형사는 이 사건을 타살이라고 결론 내렸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것이었고, 이에 정준하는 “간단하다”며 “자살이라면 창문이 열려 있어야죠”라고 답했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문제를 잘 맞히지 못했을 텐데 ‘무한도전’에서 이런 걸 몇 번 해보니 문제에 함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준하의 추리 실력은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정준하의 활약은 계속됐다. 추리 능력자에 이어 출연한 막걸리 능력자와 연예계 주당인 정준하는 즉석에서 막걸리 10가지를 놓고 막걸리 원산지 구별하기 대결을 펼쳤다. 대결에 앞서 정준하는 막걸리 홍보대사로 활동한 경력을 이야기하며 전국 팔도의 막걸리를 마셔 본 경험과 막걸리 홍보 행사 중 연이은 시음으로 기억을 잃어버린 사연까지 공개해 막걸리에 관한 무한한 자신감을 뽐내기도 했다. 이어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됐다.
첨가물이 하나도 섞이지 않은 막걸리로만 구성 돼 온통 하얀 빛의 10가지 막걸리 앞에서 정준하는 엄살을 부렸지만 이내 첫 번째 막걸리를 맛 본 후 자신감을 찾았다. 그는 “처음은 쉽다”라며 정답을 확신했고, 막걸리 능력자보다 빠르게 첫 번째 정답을 맞혀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또한 이어진 대결에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연거푸 막걸리를 시음하는 막걸리 능력자 앞에서 정준하는 “그거네”라고 또 한 번 정답을 맞히며 전(前) 막걸리 홍보대사다운 면모를 뽐내기도 했다.
이렇게 정준하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능력들을 보여주며 ‘능력자들’을 빈틈없이 채웠다. 프로그램의 큰 축을 담당하던 정형돈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이 아쉽지만 여전히 ‘능력자들’은 자신만의 세계에서 숨어 지냈던 덕후들을 발견해 선보였다. 남다른 깊이를 가진 덕후들의 세상과 전문가들을 능가하는 능력자들의 지식으로 보는 이들에게 감탄과 재미, 그리고 웃음을 유발하는 ‘능력자들’. 앞으로도 ‘덕후 문화’를 안방극장에 접속시켜 다양한 지식을 전파하고 공유하는데 일조하기를 기대해본다.
한편 ‘능력자들’은 취미와 즐길 거리가 사라져 삭막해진 대한민국의 숨은 능력자들을 찾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 nim0821@osen.co.kr
[사진] ‘능력자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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