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 빠진 오디션? ‘K팝스타’는 좀 달라 [K팝스타5 D-1 ①]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5.11.21 11: 00

2011년 첫 방송된 이래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서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는 SBS ‘K팝스타’가 오는 22일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초라 할 수 있는 Mnet ‘슈퍼스타K’가 시즌3 이후 계속된 하향세를 보이고, 최근 시즌7이 시청자들에게 혹평을 받았지만 뒤늦게 닻을 올린 ‘K팝스타’만은 여전히 건재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물론 ‘K팝스타’의 귀환에 대해 “또 오디션이야?”라고 묻는 이들도 있다. 심사위원 양현석과 유희열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꿈은 겹치지 않고 지루하지 않다”는 유희열의 말처럼 ‘K팝스타’가 보여주고 있는 꿈의 무대는 매 시즌 놀랍고 감동적이다. 벌써 5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K팝스타’는 어째서, 이렇게 다를 수 있는걸까.
‘K팝스타’는 그간 박지민, 이하이, 백아연, 이승훈, 윤현상, 악동뮤지션, 신지훈, 이천원, 라쿤보이즈, 버나드 박, 샘김, 권진아, 짜리몽땅, 알맹, 남영주, 케이티김, 정승환, 이진아, 릴리M 등 시즌1부터 시즌4까지 수많은 뮤지션을 발굴해냈다. 그리고 이들이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안테나 뮤직을 비롯한 각종 유명 기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했다. 실제로 ‘K팝스타’는 화제의 참가자 전원이 최단기간 기획사와 100% 계약을 체결한 기록을 만들어 가장 성공한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또한 ‘K팝스타’는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 눈길을 끄는 건 이번 시즌 새롭게 도입된 18인의 객원심사위원단이다. 양현석, 박진영, 유희열 등 대체 불가한 3인의 심사위원과 함께 각사별 6명씩 총 18명으로 구성된 객원심사위원단이 오디션 현장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객원심사위원단으로는 케이티김, 정승환, 이진아 등 지난 시즌4의 주인공들과 박지민, 이하이, 악동뮤지션, 버나드박, 샘김, 권진아 등 역대 ‘K팝스타’ 상위 입상자들, 원더걸스, 미쓰에이, 페퍼톤스 등 3사 소속 가수들과 각 사 전문가들이 함께 한다. 3사 객원심사위원들의 심사 결과는 무대 위에 그래픽으로 표시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심사평은 물론 참가자들에게 맞는 적절한 조언을 해주면서 프로그램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의도다.
또 눈길을 끄는 것은 여전히 아티스트와 제작사 사이에서 음악에 대해 고민하는 심사위원들의 열정이다. 그리고 이는 심사기준이 되어 ‘K팝스타’를 더욱 탄탄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먼저 박진영은 ‘K팝스타’를 진행하면서 참가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여전히 기술적인 측면을 보기도 하지만, 맨 먼저 감정이나 마음이 얼마나 담겼느냐를 많이 본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는 이번 시즌의 심사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사람에게는 보이는 부분과 안 보이는 부분이 있다. 정신이나 마음은 안 보인다. 그 안 보이는 부분을 보이게 하는 것이 예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참가자의 안 보이는 부분이 안 보이면 탈락을 시켰다. 성격, 가치관, 마음이 노래로 안 드러나면 지루하고 재미없다. 기계적으로 느껴진다. 그 사람이 부르는 노래가 작품이 아니라 제품이 되는 것 같다”고 소신을 전했다. 박진영의 ‘당신은 제품인가 작품인가’라는 말은 양현석에게도 가장 감동적인 심사평으로 다가왔다.
앙현석은 “제품은 많은 양을 만들어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작품은 단 하나다. 그것에 경쟁력이 있다”며 “‘K팝스타’에서만 하는 고민이 아니라 모든 젊은 이들이 겪고 있는 똑같은 고민일 수 있다. 좋은 대학 나와서 취업이나 진로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제 주변에서도 많이 본다. 노래만 하는 오디션 프로가 아니라 박진영, 유희열을 통해 툭툭 튀어나오는 말들이 사회 전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고 말해 ‘K팝스타’가 단순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님을 시사했다.
또 양현석은 “이 프로그램에는 진짜 뮤지션이 되고 싶어서 찾아오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다”며 “만약 제가 ‘K팝스타’를 하지 않았다면 악동뮤지션이나 이하이 같은 친구들을 발굴하지 못했을 것이다. 정말 보물 같은 친구들이다. 전혀 안 다듬어진 숨은 보물을 여행을 통해 찾고 있는 느낌”이라고 ‘K팝스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진영과 마찬가지로 아티스트로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힌 유희열은 참가자들의 달라진 자세를 언급했다. 이제는 “뽑아주세요”가 아닌 “제 실력을 평가해주세요”라는 마음으로 ‘K팝스타’에 참여하는 친구들이 많아져 “노래를 계속해도 되나요?”, “따끔한 충고 해주세요”라고 청하기도 한다는 것. 아이돌과 같은 스타가 되기 위해 무작정 오디션에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뮤지션이 되기 위해, 또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받고 정진하기 위해 노력하는 참가자들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유희열은 “최고의 시즌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박진영은 ‘악마의 편집’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청률도 중요해서 신경을 쓴다. 하지만 참 선한 제작진들은 먼저 참가자들을 소중하게 대한다. 그래서 조미료를 타는 행동 같은 건 안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악마의 편집과 강압 촬영 등으로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던 ‘슈퍼스타K’와 비교했을 때 ‘K팝스타’가 후발 주자였음에도 최고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를 십분 이해할 수 있다. 지난 5월부터 예선전을 시작해 이제 뜨거운 본선 무대를 공개할 채비를 마친 ‘K팝스타5’가 이번에도 실력자들과 함께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SBS,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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