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 음악으로 '밀당'하기[인터뷰]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5.11.22 08: 57

가수 딘(23)은 확고했다. 그의 말대로 청개구리 같은 매력이 있으면서도 음악에 대해서는 진중했다. 일찍부터 음악으로 인생의 방향을 잡은 만큼 어린 나이지만 어른스러웠고, 때로는 개구쟁이 같기도 했다. 미국 데뷔에 이어 국내에서 정식으로 데뷔한 그의 모든 것이 궁금해지는 인터뷰였다.
딘은 지난 5일 신곡 '풀어(Poyr Up)'를 발표했다. 지난달 한국 데뷔 싱글인 '아이 러브 잇(I Love It)'을 발표한 후 연이어 신곡을 내놓으면서 딘의 음악을 알리고 있다. 도끼에 이어 블락비 멤버 지코와 호흡을 맞춘 이 곡은 다시 한 번 딘의 실력을 입증했다.
"열여섯 살 때부터 랩을 쓰면서 홈 레코딩을 시작했어요. 놀이처럼 했죠. 그걸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고요. 스무 살 때부터 작곡 팀에 들어가서 작곡가 생활을 했었는데, 그 이전과 이후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굉장히 많이 달라지긴 했어요. 저에게 음악은 놀이였는데, 작곡가 생활을 하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지금은 다시 일이면서도 즐길 수 있게 됐어요."

딘은 가수이자 작곡가다. 저스틴 비버의 '원 레스 론니 걸(One Less Lonely Girl)', 엑소의 '으르렁' 등을 작곡한 신혁이 이끄는 줌바스 뮤직 그룹 소속의 작곡가로서, 21살의 어린 나이에 엑소, 빅스 등 국내 아티스트들의 앨범 프로덕션에 송라이터로 참여했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원래 작곡가, 음악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대학에 진학할 줄 알았는데 더 깊게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이쪽 길이 형성된 것 같아요. 어째든 시작할 때 재미를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스무 살 때 작곡가를 시작하면서는 자신만만했어요. 저작권료도 받을 수 있고, 잘됐다는 느낌이었는데 쉽지 않다는 것을 직감하면서 힘들어졌죠. 그래도 음악에 대한 시야도 넓어지고 생각도 많이 하면서 의미 있는 시간이 됐어요."
작곡가에서 가수로서 국내에서 첫 발을 내딛은 딘은 무엇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좋아하는 음악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현재 알앤비 음악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가 좋아하는 모든 음악과 장르의 경계 없이 활동할 수 있도록 되는 것이 목표다.
사실 처음부터 작곡가, 가수로서 탄탄했던 것은 아니다. 지금은 많은 뮤지션들에게 호평 받는 싱어송라이터지만, 처음 작곡가로 일을 시작했을 때는 그 나름의 고민도 많았다. 어린 나이에 음악시장에서 많은 일을 겪으면서 음악에만 집중하자는 결론이 났다.
"저는 제 음악을 좋아해요. 제가 좋아할 음악을 만드는 거죠. 내가 듣고 다니고 싶은 음악을 작업할 때 아무래도 진심이 더 나오고 재미도 있잖아요. 듣는 사람도 그 진심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내 곡이 왜 안 팔리지?'라는 자만심이 있었는데, 여러 상황들을 겪고 음악 본연의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있는 딘이다. 그는 지금 대중과 '밀당' 중이라고 표현했다. 그에 대해 그의 음악에 대해 하나씩 천천히 드러내겠다는 것. 지금은 알앤비 뮤지션으로 알려져있지만, 입지를 다진 후 그는 '청개구리처럼' 다른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 가지 색이 아닌 다양한 색을 천천히 각인시키면서 대중에게 더 깊게 다가갈 것 같은 딘이다.
"개인적으로 저에 대해 천천히 알아가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웃음). 지금 제 음악과 대중의 사이는 '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너무 많은 것을 한 번에 보여주기보다는 밀당 아닌 밀당을 하는 거죠. 저 나름대로의 상황을 즐기고 있어요. 사실 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지는 않아요. 저다운 것을 밀어붙이는 스타일인데, 내가 편해야 남들도 편하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진지하기도 하고 허술하기도 하고, 모순적이고, 좋게 봐주면 반적 매력인 거죠(웃음)."
미국에서 먼저 데뷔한 딘은 에릭 벨린저, 밀라 제이, 앤더슨 팩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해 주목받기도 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면서 그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중이다. 딘은 한국과 미국 시장의 차이를 두기 위해 작업하는데 가사에도 많이 신경 썼다.
"미국에서 나온 싱글과 국내 발매 싱글은 달라요. 미국을 타깃으로 내놓은 작품은 또 다른 거죠. '제2의 어셔'라는 소리를 안 듣고 저 하나 아티스트로서의 소리를 듣고 싶어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 작품들이예요. 한국에서는 가사에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해요. 가사를 보면 상상이 될 수 있게 구체적인 표현을 많이 써놨어요. 아마 이게 매력포인트가 되지 않을까요?"
신흥 알앤비 강자 딘은 사실 밴드 음악도 좋아한다. 특히 최근에는 혁오의 음반을 듣고 반해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혁오의 음반을 잘 들었어요. 컬러감을 잃지 않고 스타일도 들어가 있어요. 공통적으로 냉소적인 분위기를 유기하고 여러 가지로 아티스트적으로 고민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밴드 음악을 좋아하기 때문에 함께 작업해보고 싶어요."
그의 음악처럼 딘 역시 색다른 매력의 뮤지션이었다. 그가 말한 '밀당'으로 딘의 음악을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다. 그만의 세계를 기초부터 차근차근 구축해가고 있는 모습이다. 언젠가 '딘의 색깔'이 대중화되는 날까지 그의 음악적 고집이 더 확고하게 딘의 세계를 구축해가길 기대해본다.
"목표가 거창하지는 않아요. 많은 분들이 내가 하는 이야기나 내가 어떤 음악을 하는지, 좋든 나쁘든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아마 첫 정규음반은 처음 시작했던 흑인 음악을 기점으로 나오겠지만, 딘이 알앤비를 잘하는 가수로 알려질 때쯤 청개구리 짓을 해보고 싶어요. 조금 더 많은 청개구리 짓을 할 수 있는 판을 벌여주시면 좋겠다는 거죠(웃음). 그래미 노미네이트도 꿈이지만, 일단 제 색깔을 확실히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 딘의 색깔로 대중화되는 게 멋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프랜차이즈 카페처럼 밀어붙이는 게 아니고, 하나 하나 꿋꿋한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seon@osen.co.kr
[사진]줌바스뮤직, 유니버셜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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