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핫'하게 떠오른 밴드 혁오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덕을 톡톡히 봤다. 그리고 대세 드라마 '응팔'을 통해 다시 한 단계 더 올라서려는 모습이다.
혁오는 지난해 데뷔한 밴드, 올해 '무한도전'의 영동고속도로가요제에 참가하면서(특히 가요제의 제왕 정형돈과 팀이 돼서) 대중적으로 주목받았다. 당시 가수 아이유가 혁오의 음악을 극찬했고, '무한도전'을 통해 얼굴을 알린 후 대중이 혁오 밴드에 집중하게 됐다. '위잉위윙'과 '와리가리' 등이 역주행을 기록하면서 오랫동안 차트 1위에 머물기도 했다.
사실 혁오의 음악은 '무한도전' 전부터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었다.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타블로 역시 혁오의 음악에 반해 '무한도전' 출연 전 그를 자신의 레이블 하이그라운드에 영입했을 정도. '무한도전'은 그런 혁오에게 대중적인 인기를 부여한 셈이다. '무한도전' 이후 혁오는 대중적인 인기 밴드가 됐다.
가요제 이후의 혁오의 행보가 궁금해지던 차에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다시 그들을 끌어냈다. 보컬 오혁이 OST '소녀'를 부르면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 곡은 공개 직후 주요 8개 사이트 1위 '올킬'을 기록하면서 탄탄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응팔'과 대세 밴드의 만남이라 시너지가 더욱 컸던 것으로 보인다.
오혁이 부른 '소녀'는 이문세의 원곡으로, 작곡가 이영훈의 서정적인 팝 멜로디에 이문세의 감수성 넘치는 보컬이 만나 발표 상시(1985년)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곡이다. 30년이 지난 오혁의 스타일로 다시 태어난 '소녀'는 이문세와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이면서도 원곡이 가지고 있는 서정적인 특유의 감성을 유지했다. 오혁의 매력적인 보컬은 '소녀'를 더욱 맑고 순수하고, 애잔하게 살렸다.
특히 이 곡은 '응팔'의 주요 러브라인인 성덕선(혜리 분)과 김정환(류준열 분)의 에피소드에 삽입되면서 더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큰 줄기인 남편찾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첫사랑에 들뜬 덕선과 정환의 미묘한 기류가 오혁이 부른 '소녀'와 절묘한 '케미'를 완성했던 것. '응팔' 제작진의 보는 눈은 정확했다.
오혁이 '응팔' OST로 다시 한 번 깊은 인상을 남긴 가운데, 혁오의 향후 활동에도 꾸준히 관심이 쏠리고 있는 모습이다. /seon@osen.co.kr
[사진]CJ E&M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