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응팔’이 그리면 고부갈등도 달라진다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5.11.21 13: 34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그린 고부갈등 장면은 흔히 볼 수 있었던 드라마들과 다른점을 느끼게 해줬다. 지난 방송에서 ‘응팔’의 고부갈등은 현실에서 동떨어진 갈등이 아니라 어디선가 느꼈었던 감정들을 일깨우며 감동을 줬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응팔‘ 5회에서는 엄마들이 시청자의 심금을 제대로 울렸다. 시위를 하는 딸을 걱정하는 엄마 이일화(이일화 분)와 자신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가족들을 걱정하는 엄마(이일화 분) 그리고 시어머니와 갈등하지만 친정어머니에게는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엄마(김선영 분)까지 다양한 모습의 엄마로 각자의 기억 속에 엄마를 꺼내게 만들었다.
‘응팔’에 열광하는 것은 추억을 소재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드라마 연출을 맡은 신원호 PD는 지난 5일 있었던 ‘응팔’ 기자간담회에서 “각자가 기억하는 1988년이 다르기 때문에 그때 당시를 살았던 분들의 기억을 열심히 모았다”며 “드라마 제작을 위해 작가들이 수백명이 넘는 사람들을 인터뷰했다”고 자료조사에 심혈을 기울인 노력을 밝혔다. 그런 노력이 빛을 발하면서 매 에피소드마다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만들고 있다.

특히 고부갈등이라는 닳고 닳은 소재를 표현하는 것이 특별했다. 인격모독을 하는 시어머니와 남편 없이 아들과 딸을 키우는 어머니라는 설정은 뻔했지만 ‘응팔’에서는 사실적으로 그리면서 현실감이 있는 모습이 달랐다. 모진 말을 내뱉는 시어머니를 향해서 다시 찾아 오지말라고 악다구니를 쓰는 선영을 보면서 욕심이나 복수심이 아니라 힘겹게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어머니의 고단함이 느껴졌다. 이후에 선영은 친정어머니 앞에서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친정어머니를 속일 수는 없었고  힘겨운 삶을 친정어머니에게 들키면서 위로 받았다. 펑펑 우는 선영을 보면서 우리의 엄마도 누군가의 딸이었음 알게 해주는 감동을 선물했다.
신원호 PD의 감은 적중했다. 신원호 PD는 "사람들은 살면서 희한하게 가족에게 감동받은 일을 기억하지 않는다"며 "가족들에게 감동받은 적이 분명 있었을 텐데 사람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각박하고 힘겨운 세상에서 우리가 잊고 지냈던 가족에 대한 감정을 노린 것이 적중한 것이다. 지난 20일 방송된 ‘응팔’은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 하면서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닐슨코리아 / 유료플랫폼 가구 / 전국 기준) 뿐만 아니라 10대부터 50대까지 시청률도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면서 세대를 관통한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준비를 마쳤다.
오늘 21일(토) 저녁 7시 50분 방송 예정인 6화 ‘첫 눈이 온다구요’ 편에서는 첫눈이 오는 날 드디어 첫 사랑에게 고백할 것을 결심한 선우(고경표 분)의 모습이 공개된다. /pps2014@osen.co.kr
[사진] '응답하라 1988'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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