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 파행, 방송 3사 연말 시상식에 미칠 영향 [시상식의 계절①]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11.25 11: 07

시상식 전부터 ‘참석상’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대종상이 결국 주요 부문 수상자들의 대거 불참 속 역대 ‘최악의 시상식’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워낙 논란이 많았던 까닭에 수상 자체가 빛바랜 대종상의 파행은 일주일 간격으로 열릴 청룡 영화제는 물론이고 방송 3사 연말 시상식에게 부담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방송 3사는 매년 12월 말 한 해 동안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결산하는 자리이자, 출연자들에게 상을 주는 시상식을 개최하고 있다. 연기대상과 연예대상은 그해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겼던 스타들을 만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올해도 방송 3사는 2달 전부터 시상식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일단 생방송을 진행할 제작진을 꾸리고, 주요 부문 수상자를 결정하고, 참석자 섭외를 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
다만 시상식을 바라보는 방송사 안팎의 시선이 명확하게 다르기 때문에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방송사로서는 시상식 개최 자체가 한 해 농사의 결실을 잘 마무리하고,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이어가자는 의미가 크다. 매년 방송사 구분 없이 더 많은 스타들을 시상식으로 불러오기 위해 공동 수상을 남발하고, 부문을 ‘나노 단위’로 쪼개서 어떻게든 수상자를 늘리는 풍토가 생긴 이유도 이 때문이다.

허나 대중은 좀 더 공정한, 진짜 상을 받을 만한 스타들이 받아 내년에도 더 좋은 작품을 보길 바라는 마음이 크니 시상식에 대한 실망은 해가 갈수록 커지고 권위 있는 시상식이 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더욱이 대종상이 수상자들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논란 속에 마무리된 것은 3사 연말 시상식을 앞두고 의미하는 바가 크다. 대종상 위원회는 시상식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리 수상 불가 방침을 밝혀 참석하면 상을 주는 것이냐며 참석상 논란을 야기했다. 일정 혹은 신념 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꼭 받아야 할 배우들에게 상이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의혹으로 이어졌고, 결국 공정성 논란으로 이어졌다. 시상식 하루 전 주요 부문 후보들이 대거 불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시상식 당일 신인상을 제외하고 상당수의 수상자들이 불참하면서 대리 수상이 연이어 펼쳐지는 희대의 코미디가 발생했다.
KBS 2TV에서 중계한 까닭에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보다 웃기다는 웃지못할 악평 속에 시상식은 마무리됐다. 52년 역사의 대종상의 폐지론이 불거질 정도로 이 영화상은 현재 최대 위기를 맞이 했다. 이 같은 대종상을 둘러싼 대중의 불만 가득한 시선은 연말 시상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가뜩이나 매년 시상식이 공정하지 못하고, 참석하는 사람들만 상을 받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방송사의 시상식이 대종상 불씨가 옮겨 붙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대종상이 촉박한 섭외 일정과 참석상 논란 등으로 ‘갑질 시상식’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달라붙은 만큼, 3사의 시상식 역시 이 같은 논란과 결국의 파행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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