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잡음 폭발' 대종상 끝, 청룡은 어떨까?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11.21 14: 13

잡음 많았던 제52회 대종상 영화제가 역대급 대리 수상 남발로 끝이 났다. 국내 3대 영화 시상식 중 하나였던, 반세기 시상식의 역사에 오점이 남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제 올 한해 남아있는 또 다른 영화 시상식, 청룡 영화상에 대중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제36회 청룡영화상은 오는 26일 오후 8시 45분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다. 제14회 때부터 22년째 MC자리를 지켜온 '청룡의 여인' 배우 김혜수가 4년째 함께 하고 있는 유준상과 진행을 맡을 예정.
이번 제52회 대종상 영화제가 외면을 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참가상' 발언 때문이었다. 대종상 영화제 측은 시상식에 앞서 열었던 기자회견에서 "대리수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주기로 결정했다"는 무리한 방침을 내세워 구설수에 올랐다. 이후 시상식 2주 전에서야 섭외에 들어가 주요 후보에 오른 대부분의 배우들이 스케줄로 인해 참석을 하지 못하는 등 허술한 진행의 폐해도 드러나 비판을 들었다.

일단 청룡영화상은 공식석상에서 대종상 영화제 같은, 공정성 관련 구설수를 만들지는 않았다. 지난 5일 열린 청룡영화상 핸드프린팅 행사에서 진행을 맡은 봉만대 감독은 "많은 분들이 시상식 명칭을 청룡영화제라고 알고 계신데 정확한 명칭은 청룡영화상이다"며 "청룡영화상은 트로피에 수상자의 이름을 새기는 것은 물론 시상식이 끝난 후 심사평을 공개하는 등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단은 참가가 아닌 공정한 시상 자체에 의미를 뒀다는 점에서 대종상과 차별되는 부분이다.
청룡영화상과 대종상 영화제는 비슷한 시기 개최되는 탓에 항상 수상 결과가 비교돼 왔다. 청룡영화상은 대종상 영화제와 항상 다른 선택을 해 차별화를 꾀한다는 인상도 있다. 대종상 영화제가 '흥행성'에 주안점을 뒀다면 청룡영화상은 조금 더 '영화적인 것'에 관심을 둔다는 평.
예를 들어 청룡영화상은 지난해 영화 '변호인'의 송강호에게 남우주연상을 줬다. 보수 언론인 조선일보가 주최사라 정치적으로 다른 색깔을 띤 '변호인'을 외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는 기우였다. 당시 청룡 영화제는 '변호인'에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송강호), 여우조연상(김영애), 인기스타상(임시완)을 줬고, 이는 대중들의 공감을 샀다. 뿐만 아니라 청룡영화제는 같은 해 다양성 영화 '한공주'의 천우희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기며 흥행과 관계없는 결과로 눈길을 끌었다.
올해 대종상 영화제의 경우 '국제시장'이 최다부문에서 수상을 하며 10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같은 천만 영화인 '베테랑'이나 '암살'은 각각 무관이나 1관에 올라 의문을 샀다. '국제시장'은 1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배우들의 연기를 비롯해, 중장년의 향수를 자극하는 기획력과 연출력이 호평을 받아 충분히 가능한 수상이었지만, 함께 흥행을 했던 '베테랑'이나 '암살'에 대해서는 '심하게 짰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주최측이 '참가상' 발언으로 시상식의 권위를 떨어트려 놓았으니 아쉬움은 더하다. 엄한 '국제시장'만 눈치를 보게 됐다는 평도 있었다. 청룡영화상에 대한 어떤 종류의 기대감이 생기는 것도 그 때문이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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