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 박진경, 이재석 PD가 ‘무한도전’에서 또 한 번 큰 웃음을 선사했다. 멤버들의 시간을 대여하는 자선 경매에서 저승사자라는 웃음 캐릭터를 형성해 반전의 재미를 선사했다. 박명수와 악연으로 불리는 ‘마리텔’ 제작진이 웃음과 공익성 두 마리를 챙긴 자선 경매에서 맹활약을 했다.
지난 21일 방송된 ‘무한도전’은 멤버들의 시간을 MBC 제작 부서와 영화 제작사에 빌려주는 자선 경매를 했다. 경매로 형성된 기금은 모두 기부된다.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것은 ‘마리텔’과 ‘진짜사나이’ 제작진이었다. ‘마리텔’은 박명수가 한 번 출연했다가 재미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무한도전’은 웃음 사망이라는 상황극을 만들어 장례식을 치렀고 ‘마리텔’ 두 명의 PD가 출연해 독설 가득한 조문을 해서 재미를 선사했다.
‘마리텔’은 스타들이 개인방송을 하는 구성인데 웃겨야 하는 소임이 있는 개그맨들에게는 무덤으로 통한다. 박명수 역시 재미 없다는 독설만 쏟아졌고, ‘무한도전’에서 이를 흥미 소재로 활용하기도 했다. ‘마리텔’ 제작진이 자선 경매에 참여하자 다른 멤버들이 난색을 보인 것은 당연지사. 더욱이 ‘무한도전’은 두 사람의 민망해 하는 표정을 마치 저승사자처럼 음산한 기운으로 웃음 포장을 가미했다. 박명수가 ‘마리텔’ PD를 보자마자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라고 웃긴 조합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발끈해서 재미가 높았다.
특히 모두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정준하를 500만 원에 데려가며 반전의 경매를 만들기도 했다. 크지 않은 금액일 때는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돈을 확 올리는 바람에 다른 제작진이 당황하고 일순간 경매장이 아수라장이 된 것. 특히 낙찰되자마자 정준하가 당황해하고 “내가 거기서 무슨 방송을 하느냐?”라고 울먹이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박명수에 이어 정준하가 또 다시 ‘웃음 장례식’을 치를 수도 있어 보였기 때문. 정준하의 시간을 사는데 성공한 제작진은 유유히 자리를 떴고, 황망한 표정의 정준하의 모습이 이어지며 시청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박명수의 전적이 있어 ‘웃음상조’ 기운을 풍긴 ‘마리텔’ PD, PD들에게 일부러 시비를 걸면서 재미를 형성하는 멤버들의 재치는 이날 방송의 최고 웃음 지점이었다.
‘마리텔’ 뿐만 아니라 웃음 최전선에 있는 예능 PD들의 활약이 컸다. ‘진짜사나이’ 제작진은 등장하자마자 주고장창 박명수를 데려가겠다고 심지를 드러냈고, 박명수의 낙찰금액을 올리는데 일조했다. 물론 1300만원까지 치솟자 깔끔하게 포기하며 박명수를 더욱 당황하게 만들었지만, 이 과정에서 어떻게든 힘든 ‘진짜사나이’를 피하려는 박명수와 어떻게든 데려가려는 제작진의 귀여운 대립각이 큰 재미를 선사했다.
가면을 쓰고 온 ‘복면가왕’ 민철기 PD를 비롯해 제작진은 웬만한 예능인보다 웃긴 입담을 과시했다. 덕분에 경매는 활기와 웃음이 넘쳤고 일주일 후 멤버들이 드라마, 예능, 영화 각 곳에서 맹활약하는 이야기가 더욱 기대되게 했다.
이날 정준하는 ‘마리텔’, 광희는 교양프로그램 ‘그린 실버-고향이 좋다’, 박명수는 영화 ‘아빠는 딸’ 출연이 결정됐다. 하하는 영화 ‘목숨 건 연애’, 유재석은 ‘내딸 금사월’로 가게 됐다. 최고가는 유재석이었다. 2000만원에 낙찰됐고, 최저가는 광희였다. 광희는 230만원에 일을 하게 됐다. 박명수는 1300만원, 하하는 700만원, 정준하는 500만원이었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