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해외진출 표명 "조건 맞으면 간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1.21 22: 39

 프리미어12에서 대한민국을 우승으로 이끈 김현수(27, 두산 베어스)가 자신의 해외진출에 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한국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결승전 미국과의 경기에서 8-0으로 승리하며 초대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조별예선을 3승 2패로 마쳐 3위에 머물렀으나 8강에서 쿠바를 꺾은 뒤 준결승 한일전에서 드라마를 쓴 한국은 미국을 상대로도 복수에 성공하며 2패를 안긴 팀들을 만나 모두 설욕했다. 김현수는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대회 타율 3할3푼3리(33타수 11안타), 13타점 활약이다.
김현수는 결승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에 도쿄돔에서 자율훈련을 하던 중 취재진을 만나 해외진출 의사가 있다는 것을 전한 바 있다. 단 프리미어12 대회가 진행 중인 관계로 결승전이 끝나면 보도해 줄 것을 요청했고, 그는 한국의 우승과 함께 자신의 해외 진출 의사를 전할 수 있게 됐다.

이미 지난해 에이전트를 선임하고 해외 진출 가능성을 염두에 뒀던 김현수는 모든 결정을 한국시리즈 이후로 미뤘던 바 있다. 팀 우승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종료 후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하게 되면서 해외진출에 대한 언급도 쉽게 할 수 없었다.
김현수는 지금껏 해외진출 여부에 관한 질문에 "잘 모르겠다"는 말로 일관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일전에서 통쾌한 승리를 만들어낸 뒤 조금은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자기 생각을 표현할 기회가 왔다. 20일 김현수는 "해외에 진출하려는 의사는 있다. 조건이 맞으면 가겠다. 일단은 대회에 집중하기 위해 왔으니 남은 경기를 잘 치르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가능하다면 메이저리그가 우선이지만, 일본 진출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김현수가 선임한 에이전트사의 해외 파트너는 WMG인데, WMG는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매리너스)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 선택했던 에이전시이며,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라이온즈)도 이곳 소속이다. 미국 내에서는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 말린스)도 고객이다. 아시아 사정에 밝은 회사이므로 김현수는 미국과 일본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다.
한편 두산은 김현수를 꼭 잡겠다는 방침이다. 김승영 사장도 "최정(4년 86억)보다는 높은 금액을 줄 것이다"라고 일찌감치 공언하며 반드시 잡아야 하는 선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 보낼 수밖에 없지만, 적어도 국내 다른 구단에 뺏기지는 않겠다는 마음이다.
두산이 얼마나 공을 들이느냐에 따라 김현수의 거취가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김현수는 "해외에 진출하겠다고 '선언'을 하는 것은 아니다. 상황이나 조건이 맞아야만 갈 수 있다"고 말해 꼭 미국이나 일본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nick@osen.co.kr
[사진] 도쿄돔=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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