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데이', 시청률 저조 속 '역대급'은 남겼다[종영①]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5.11.22 07: 05

150억을 투자한 대작 ‘디데이’가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퇴장했지만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최초 재난메디컬드라마’, ‘사전제작’으로 ‘역대급 드라마’라는 의미 있는 평가를 남겼다.
JTBC 금토드라마 ‘디데이’(극본 황은경, 연출 장용우)가 지난 21일 2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디데이’는 지난 9월 방송 전까지만 해도 우려 가득한 시선을 받아야 했다. 과연 한국에서 재난 드라마가 가능할까라는 의심이었다. 재난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CG가 필요하지만 그간 국내에서 선보인 CG는 어설프기 짝이 없었기 때문.
시청자들은 국내 드라마에서 CG가 들어간 장면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CG가 들어간 장면이라고 해도 상당히 기본적인 테크닉이었다. ‘디데이’가 그동안의 드라마처럼 지진 장면을 흉내만 냈다가는 시청자들이 바로 등 돌릴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디데이’ 측은 ‘고급진’ CG를 예고했고 호기롭게 방송을 시작했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디데이’는 시청자들을 충격 속에 빠뜨렸다. 과연 이 CG가 국내에서 만든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만큼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들이 등장했다. 박수와 극찬으로는 부족할 정도의 CG였다.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의 완성도 높은 지진 장면은 시청자들을 충분히 만족시켰다. 150억을 투자한 대작다웠다.
첫 방송 시청률은 1.741%(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라스트’ 첫회 시청률(1.364%)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앞서 금토극 ‘사랑하는 은동아’(0.965%), ‘순정에 반하다’(1.227%), ‘하녀들’(1.632%) 등 그간 JTBC 금토극 첫방송 시청률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6분 지진신’이 등장한 3회 방송은 1.909%(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2%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국내 최초 재난극의 성공이 예상됐다.
하지만 4회부터 시청률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잠시 시청률이 떨어진 거라 생각했지만 이후 계속해서 시청률이 하락했다. ‘디데이’가 반 정도 방송됐을 때는 1% 미만까지 떨어졌다. 동시간대 tvN ‘두번째 스무살’에 이어 ‘응답하라 1988’까지 방송되면서 ‘디데이’는 총체적 난국의 상황이었다. 지난 18회는 0.718%까지 하락하면서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디데이’의 화제성은 높았지만 경쟁작의 파워가 너무 강했다.
‘디데이’의 시청률이 하락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지진 후 상황과 정치인들의 민낯, 악덕 병원장 등을 현실감 있게 그리면서 공감을 샀고 이경영, 차인표, 김상호, 김영광, 정소민, 하석진 등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가 받혀줬다. 하지만 병원장 박건(이경영 분)과 해성(김영광 분)의 대립이 계속해서 반복되면서 시청자들이 지루함을 느꼈고 갑자기 등장한 러브라인도 몰입에 방해가 됐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몇 몇 캐릭터들이 공감을 얻지 못하면서 드라마 자체가 힘을 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데이’가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을 수 있는 건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재난드라마로 최상의 퀄리티의 CG를 보여줬다는 것. 완성도 높고 사실적인 장면을 만들기 위해 ‘디데이’ 제작진은 총 5팀의 CG 업체와 함께 4개월간 심혈을 기울여 작업했고 완성도 높은 CG를 탄생시켰다. 거기다 병원 세트장에 진동 시스템을 설치해 실제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실감나는 장면을 연출했다. 또한 ‘디데이’는 방송 시작 전 80%의 촬영을 완료해 빈틈없는 장면을 만들어냈고 구멍 없는 연기가 없었다.
‘디데이’가 150억 대작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시청률은 상당히 아쉽다. 하지만 국내 최초의 재난드라마, 진동 세트장, 80% 사전제작 등 ‘역대급 드라마’라는 기록은 남겼다. / kangsj@osen.co.kr
[사진] SM C&C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