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가 과도한 입시경쟁에 경종을 울렸다. “목표에 올라서서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울고불고했던 날들이 아주 사소해보일 거다. 엄마가 면접 전날 나에게 했던 말이다”는 아들은 결국 사람이 죽는 일에도 무감각해진 괴물이 됐다.
21일 오후 방송된 KBS 2TV ‘드라마 스페셜 단막 2015 – 아비’(극본 유정희, 연출 김신일, 이하 ‘아비’)에서 입시대리모 지혜(신은정 분)가 아들 선우(곽동연 분)를 명문고에 보내기 위해 부정입학시키면서 우발적으로 살인까지 저지르게 됐다.
이날 지혜는 유경(고보결 분)의 아버지 기철(김규철 분)의 신발가게에서 기철과 아이들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때 태만(최준용 분)이 가게에 거칠게 들어섰다. 잠시 후 유경은 온 몸에 피를 묻히고 가게를 뛰쳐나왔다.
앞서 지혜는 시험지를 빼돌렸고 선우를 부정입학시킨 것을 태만에게 들켰다. 태만은 이를 빌미로 지혜를 협박했다. 아들의 미래를 위해 결국 태만을 살해한 것.
유경은 자신의 아들 선우에게 “엄마가 사람을 죽였다”고 고백했다. 이때 경찰은 유경이 신호위반한 죄를 묻기 위해 쫓아왔고, 선우는 유경의 살해 사실을 감추기 위해 태연하게 거짓말을 시작했다.
이어 지혜의 살인을 은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혜의 구두가 살해현장에 있음을 알고 “무엇보다 그 아저씨 말 한 마디에 우리의 생사가 달린 게 마음에 안 든다”며 다시 찾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혜는 선우에게 “이제 신경 꺼. 그게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고 반박했지만 여전히 지혜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며 불안해했다.
그 사이 살인죄는 기철이 뒤집어썼다. 지혜의 구두를 금고에 숨기고 경찰에 자수한 것. 지혜의 딸 유경은 형편이 좋지 못해 명문고에서 적응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아버지는 잡혀 들어간 상황을 맞아야 했다. 자연스레 학교에서는 따돌림을 당했다.
그 점을 이용해 선우는 유경에게 접근했다. 지혜의 구두를 찾기 위함인 것. 그는 선우에게 “전엔 말 한 마디 한 적 없지 않냐”고 물었고 선우는 “전에는 흔해보였는데 지금은 특별해 보인다”고 답했다. 유경은 선우를 처음엔 경계했지만 점차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선우는 “감정 조절 하나 못해 사람까지 죽인 엄마를 어떻게 믿냐. 엄마 우린 같은 편이다. 목적이 같은데 왜 싸워야 하는지 모르겠다. 엄마는 엄마가 잘하는 거 해라”며 공부하러 방으로 들어갔다. 지혜는 선우의 모습에 소름끼쳐하며 “지금 공부가 되냐”고 물었고 선우는 “학생이 공부보다 중요한 게 어딨냐”며 웃음 지을 뿐이었다.
그날 밤 선우는 유경의 집에서 구두를 훔쳤다. 결국 유경은 선우가 의도적으로 접근한 걸 알고 분노했다. 이에 선우는 기철이 유경을 위해 죄를 뒤집어쓴 사실을 알렸다. 앞서 기철은 “난 이제 한계다. 우리 유경이 캠프도 보내주고 영어 학원도 보내 달라. 살인죄 뒤집어쓰는데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냐. 그렇게만 하면 나도 입 싹 다물고 평생 감옥에서 썩겠다”며 무릎 꿇었던 바.
선우는 유경에게 지혜의 구두를 주고 “이제 주도권이 너에게로 넘어갔다. 그걸 가지고 아버지를 데리고 나올 수도 있다. 네가 바보가 아니라면 나와 나의 엄마를 다시없을 기회로 이용할 수 있을 거다”고 말했다. 결국 유경은 아버지를 버리고 선우와 지혜를 택했다. 과도한 입시경쟁이 아이들을 모두 괴물로 만들었다. 지혜는 선우가 캠프를 떠난 사이 자수를 결심했다.
한편 ‘아비’는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여자와 이를 은폐하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아들의 이야기로 죄를 짓고 응당한 대가를 치르는 고통보다 속죄할 수 없는 현실이 더 큰 고통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 besodam@osen.co.kr
[사진] '아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