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데이' 김영광은 영웅이었다. 무섭도록 현실적으로 그려진 서울 대지진 속에서도 김영광이 연기한 '해성쌤'만 있다면 마음이 참 든든할 것 같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디데이'(극본 황은경, 연출 장용우)에서 이해성(김영광 분)은 정똘미(정소민 분)와 재회했고, 악의 축을 담당했던 미래병원 원장 박건(이경영 분)과 국회의원 구자혁(차인표 분)은 지키려고 애쓰던 지금의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디데이'는 국내 최초 재난 메디컬 드라마라는 독특한 소재로 화려하게 포문을 열었던 바. 서울 대지진, 처절한 절망 속에서 신념과 생명을 위해 목숨 건 사투를 벌이는 재난 의료팀의 활약상을 그렸다.
그중 김영광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사실상 첫 주연으로 활약했다. 김영광이 연기한 해성 역은 인간애 넘치는 의사. 대지진이 일어난 혼란 속에서 의사로서의 사명감, 모두의 생명은 평등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보통 해성처럼 인간애 넘치는 의사는 의학 드라마에 꼭 등장하며 병원의 이해타산적인 입장과 충돌한다. 해성의 경우에는 더욱 극단적인 상황인 대지진 이후의 상황. 과연 자원도 일손도 부족한 상황에서 생명의 경중을 따져야 하냐 말아야 하냐로 병원 측과 참 많이도 갈등을 빚었다.
하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해성은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밀어붙여 일관적인 캐릭터로 완성됐다. 위기의 상황에서도 환자의 생명을 포기하지 않았고 또 그때마다 척척 살려냈다. 현실에 없을 것 같이 답답할 정도로 이상적인 의사 해성에 숨을 불어넣은 것은 김영광. 더 많은 환자를 살리지 못해 슬퍼하고, 꺼져가는 생명 앞에서 포기를 모르고 달려가는 모습을 김영광은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연기했다.
특히 이 드라마는 마지막까지 해성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똘미(정소민 분)와의 러브라인은 열린 결말로 끝을 맺었다. 대신 해성이 병원을 떠나는 박원장을 향해 내뱉는 "끝까지 싸우겠다"는 말이 더 비중 있었다. 박원장이 병원을 떠났어도 앞으로 해성 같은 의사들은 현실과 잦은 갈등을 빚을 것이다. 그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해성이라는 영웅 의사가 보여주는 쾌감은 비록 이상적일지언정 카타르시스는 확실하게 전달했다.
한편 '디데이'에는 김영광, 정소민, 하석진, 이경영, 차인표 등이 출연해 열연을 펼쳤으며 지난 21일 종영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디데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