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혜리의 남편으로 고경표가 제외된 가운데 류준열과 박보검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지만 안도하기에는 이르다. 더불어 이동휘, 안재홍도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이 두 사람에게 힘을 싣고 있지만 남편이 밝혀지는 속도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되레 불확실성이 커진 측면도 있다. 시청자들은 지금까지 혜리의 첫사랑인 고경표를 주목해왔다. 하지만 그가 류혜영을 짝사랑하고 있음이 밝혀지면서 한 치 앞을 알 수 없게 전개되고 있다. 아무래도 마지막회즈음 가서야 확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응팔'은 마지막까지 지켜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이하 응팔)은 다소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덕선(혜리 분)의 첫사랑 선우(고경표 분) 역시 그녀를 좋아한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스토리가 이어졌었는데 돌연 덕선의 친 언니 보라(류혜영 분)를 짝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서다. 그것도 2년. 짧지 않은 시간동안 마음을 키워왔다. 선우가 덕선에게 물건을 빌리러 간다는 핑계 삼아 보라의 얼굴을 보러 갔던 것이다.
선우의 '그 여자'가 밝혀지기 직전, 덕선은 "2년 동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고백을 못하고 있다"는 선우의 말에 "그럼 첫 눈이 오는 날 고백하라"며 고백을 유도했다. 그가 자신에게 고백할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
하지만 막상 첫 눈이 내리자, 자신의 집으로 찾아온 선우는 "보라 누나 어디갔느냐"고 물었고, 원수 같은 친언니를 선우가 좋아한다는 사실에 눈물 콧물을 흘리며 애통함을 드러냈다. 눈을 맞으며 집 앞 골목에서 보라를 기다리던 선우는 "나 누나 좋아한다"고 박력 있게 고백했고, 놀란 보라가 그를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지 관심이 높아졌다.
선우가 덕선을 좋아하고 있다고 오해했던 정환(류준열 분)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한영사전과 반짇고리 세트를 빌리고, 덕선과 애틋하게 수다를 떠는 선우를 보며 내심 경계 태세를 갖췄는데, 경쟁자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남편이 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
새로운 후보 한 명이 나타났으니, 바로 천재 바둑 소년 택(박보검 분). 내성적인 성격으로 감정 표현을 하지 않던 그가 갑자기 덕선에게 "영화보러 가자"고 데이트 신청을 하면서 처음으로 호감을 드러냈다. 앞서 덕선이 점점 예뻐진 것 같다고 표현한 적은 있지만 대놓고 마음을 밝힌 적은 처음이라서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렇게 된 이상 개그 콤비 동룡(이동휘 분)과 정환의 형 정봉(안재홍 분)도 배제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혜리의 남폄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지만 조금 더 길게 보면 시간 문제일 뿐이다. 밝혀지는 시점을 두고 지나치게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한편 '응팔'은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한 골목에 사는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가족 코믹극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응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