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편으로 불려도 손색없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예능국, 드라마국, 교양국, 라디오국과 영화 제작사 제작진이 모여 멤버들의 시간을 사는 자선 경매가 펼쳐졌다. 멤버들을 일꾼으로 데려가는 대신에 돈을 내고, 이 돈은 기부를 하는 구성이었는데, 기대 이상의 재미였다는 반응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여러모로 박명수의 하드 캐리가 돋보인 가운데 '예능상조', '일요일은 워킹데이' 같은 유행어가 속출했다. 더불어 박명수는 자신을 웃음 사망꾼으로 만든 '마이 리틀 텔레비전 '제작진에 "'마리텔', 여기가 어디라고 또 와?"라고 호통쳤고, '일밤-진짜 사나이'에 가지 않기 위해 '수면제를 먹고잡니다', '김없이 (과메기를)2kg까지 먹습니다' 등의 애드리브로 보는 이를 폭소케 했다.
이날 방송이 레전드 편으로 불릴 수 있는 이유에는 멤버들 뿐 아니라 방송 영화 관계자들의 역할이 큰 몫을 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 제작진은 흡사 저승사자와 같은 포스를 뽐내며 정준하를 데려갔다. 멤버들이 모두 기피하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 제작진이 기습 입찰로 정준하를 500만원에 데려간 후 "촬영에서 보자"란 말을 남기고 유유히 사라진 것은 이날 회심의 장면에 꼽힌다. 이제 정준하가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성공하냐 못 하느냐는 큰 관전 포인트가 됐다.
이른바 방어 PD도 쏠쏠한 재미를 안겼다. 이날 경매가 시작되기 전부터 광희를 희망한 제작진은 MBC라디오 '두시의 데이트' 팀이었지만, 본격적으로 광희의 경매가 시작되자 방어 잡이를 준비 중이라는 ‘그린실버 고향이 좋다’ 팀이 적극적으로 입찰했다. 광희의 발연기에 반했다는 게 그 이유다.
경매가는 230만원까지 올랐고, 광희를 희망했던 ‘두시의 데이트’는 입찰을 포기했다. 결국, 광희는 230만원을 부른 ‘그린실버 고향이 좋다’에 낙찰됐다. 이어 방어 잡이에 나선 광희의 모습이 예고돼 웃음을 자아냈다.
'살기 위해' 몸부리치는 박명수는 많은 어록을 뱉어내며 '진짜사나이'를 기피하려 했고, 결국 이는 성공했다. 유재석을 두고는 ‘내딸 금사월’과 ‘라디오스타’가 경쟁을 벌였지만, 큰 돈을 지른 ‘내딸 금사월’이 유재석을 데려가게 됐다. 무려 2000만원이라는 거액이었다. '라디오스타'와 유재석의 만남 불발이란 점에서 아쉬움을 내는 네티즌도 많다.
경매라는 다소 딱딱한 포맷에도 불구하고 흥미진진한 드라마가 있었다. 더불어 각자 장단점이 뚜렷한 멤버들의 캐릭터를 보다 잘 드러내는 방송이었으며 방송영화관계자들이지만, 넓게 보면 일반인 참여 프로그램 같은 재미도 선사했다. 승자는 가장 적은 돈으로 최고의 홍보를 누린 영화 '아수라'팀이란 재미있는 반응도 있다.
한편 이날 정준하는 ‘마리텔’, 광희는 교양프로그램 ‘그린 실버-고향이 좋다’, 박명수는 영화 ‘아빠는 딸’ 출연이 결정됐다. 하하는 영화 ‘목숨 건 연애’, 유재석은 ‘내딸 금사월’로 가게 됐다. 최고가는 유재석이었다. 2000만원에 낙찰됐고, 최저가는 광희였다. 광희는 230만원에 일을 하게 됐다. 박명수는 1300만원, 하하는 700만원, 정준하는 500만원이었다. / nyc@osen.co.kr
[사진] '무한도전'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