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대중은 무엇에 ‘응답’했을까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11.22 13: 56

 또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10.15%(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전국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이제 6회 방송을 마쳤을 뿐인데, 케이블 드라마 최고시청률을 낼 것이라는 분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대중은 무엇에 이토록 열렬히 응답하고 있는 걸까. 
따뜻한 아날로그 감성으로 만들어내는 뭉클한 가족애, 본격적이지 않아도 설레는 러브라인, 추억에 잠기게 하는 요소들과 웃음을 유발하는 코믹한 장면들이 어우러져 강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여기에 배우들의 빈틈없는 연기력과 좀처럼 끊을 수 없는 흡인력 있는 시나리오, 따뜻한 분위기를 극대화 시키는 특유의 연출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춰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적재적소에 흘러나오는 BGM도 한몫 단단히 하고 있고.
‘응답하라 1988’이 방송을 앞두고 있었던 당시 이 드라마의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부분은 과연 ‘추억’을 건드릴 수 있겠느냐는 것. 전작들은 20대부터 40대 시청자들의 어린 시절 기억과 추억을 건드리는 포인트로 뜨거운 사랑을 받은 바다. 그런데 1988년의 시대설정이 과연 이들과 추억을 공유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여러 차례 재기돼 왔다. 연출을 맡은 신원호 PD는 방송 전 ‘폭망’을 예상하며 마음을 비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응팔’은 현명했다. 추억 보다는 따뜻한 가족애, 그리고 가난했지만 푸근했던 시대상을 그려내는데 집중하며 전작들과는 차별화되는 재미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것. 신원호 PD의 말처럼 이 드라마는 엣지도 없고, 세련되지도 않은 아주 촌스러운 드라마다. 이 같은 포인트가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포인트가 되고 있는 분위기. 그 시대의 감성 그대로를 쌍문동 다섯 가족의 이야기로 거추장스럽지 않게 전달하며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모으고 있다.
매력적인 캐릭터들도 빼놓을 수 없다. 다소 인지도가 약했던 출연 배우들 모두 ‘응팔’을 인생작으로 꼽을만한 연기를 선보이며 배역을 맛깔나게 살려내고 있는 중이다. 특정 캐릭터에 집중되지 않고, 쌍문동에 사는 가족들 중 누구 한 명이 에피소드 주인공으로 나설 수 있을 만큼 매력적으로 인물들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꽤나 인상적이다.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걱정을 샀던 혜리는 ‘성덕선’으로 빙의돼 그간의 우려들을 한방에 날려버렸고, 류준열은 여심을 사로잡으며 핫 아이콘으로 급부상 중이다. 성동일과 김성균은 안정적인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으면서도 코믹한 연기로 보는 맛을 더하고 있다. 
쌍문동 골목의 뽀글머리 엄마 3인방 라미란, 이일화, 김선영의 활약도 눈부시다. 제작진은 이들 ‘엄마 카드’로 세대와 시대를 관통하는 공감으로 안방극장에 뜨끈한 뭉클함과 애잔한 눈물을 자아내기도 했다.   
‘응답하라’ 전매특허인 ‘남편 찾기’도 역시나 쏠쏠한 재미를 주는 부분. 과연 누가 미래 덕선(혜리 분)의 남편일지 예상해보며 설레는 러브라인을 감상하는 것도 이 드라마의 묘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한편 ‘응팔’은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한 골목에 사는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가족극으로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에 이은 세 번째 시리즈다./joonamana@osen.co.kr
[사진] tvN '응답하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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