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 ‘순풍산부인과’ 속에서 미달이 아빠로 출연하며 ‘아이고 배야’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키고 대중에게 코믹한 이미지로 각인됐던 박영규가 ‘꽃중년’으로 돌아왔다. 웬만한 멜로 주인공 저리가라 할 정도의 로맨틱함에 시청자들 역시 감동했다.
박영규는 MBC 주말드라마 '엄마'에서 엄회장 역을 맡아 정애 역의 차화연과 애틋한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특히 그는 정애의 매몰찬 거절에도 굴하지 않고 올곧은 순정을 고백하며 그간의 코믹함을 완벽하게 지워냈다.
지난 22일 방송된 ‘엄마’에서 그는 정애를 찾아가 “내가 정애씨를 사랑하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에 당황한 정애는 “못 들은 걸로 하겠다. 더 이상 찾아오지 말아달라”고 거절하며 방으로 도망쳤다. 엄회장은 그의 방 문 앞에 명함을 놓아두며 “기다릴 테니 연락 달라”고 말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그의 ‘정애 앓이’는 이때부터가 시작이었다. 그는 식사하시라는 아들 동준(이세창 분)의 말에도 꿈쩍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정애의 생각에 사로잡혔다. 이를 본 동준은 안타까워하며 정애의 사위인 허부장(윤문식 분)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이를 알게 된 나미(진희경 분)의 방해로 실패했다.
결국 엄회장은 정애를 직접 찾아 나섰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버스정류장에서 재회하게 된 것. 하지만 애틋한 재회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이들을 발견한 나미가 정애에게 엄회장이 그의 친구인 장여사(윤미라 분)와 사귀는 사이라고 밝혔기 때문.
장여사를 친언니처럼 생각하는 정애는 크게 분노하며 엄회장을 원망했다. 엄회장은 “우리는 정말 친구 사이다”라고 해명했지만, 정애는 “이제 와서 그런 마음으로 만났다고 하면 그게 가능하시다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저는 아니다. 남녀사이에 지긋한 연배에 친구라니”라며 그를 믿지 않았다.
이에 엄회장은 “억지로 사랑 구걸하기에 추잡스러운 나이라는 거 잘 안다. 그렇지만 마음대로 안 되는 걸 어쩌냐. 잊히지 않는 걸 어쩌냐. 정애씨 때문에 숨도 쉴 수 없는데. 아무 생각도 안 난다”라며 다시 한 번 진심을 전했다. 이를 들은 정애 역시 잠시 흔들리는 듯 했지만, 장여사와의 관계를 위해 “나는 단 한 번도 먼저 간 애들 아빠 잊어본 적 없다”고 그의 마음을 거절,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처럼 박영규는 10대․20대 못지않은 애틋하면서도 달달한 면모를 뽐내며 새로운 ‘꽃중년’으로 떠올랐다. 오랜 세월 쌓아온 연륜으로 코믹한 이미지를 완벽하게 지우고, 로맨틱한 신사로 변신한 것. 이는 ‘엄마’의 또 다른 시청 포인트가 돼, 과연 안타까운 그의 사랑이 이뤄질 수 있을지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엄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