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복면가왕' 감성보컬 거미 덕분에 행복했어요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11.23 06: 57

코스모스, 아니 거미 덕분에 우리는 행복했다.
소녀의 순정 코스모스는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서 여전사 캣츠걸에 패해 가면을 벗고 거미로 돌아왔다.
이날 막강한 캣츠걸은 레인보우 로망스 윤하를 꺾고 코스모스를 만날 수 있었다. 먼저 감성보컬 귀뚜라미가 '비와 당신'을 부르며 17대 가왕전의 포문을 열었다. 이번 가왕전은 특이하게 3파전으로 진행됐는데 지난 9월 11일 '특별 생방송 여러분의 선택! 복면가왕'에서 우승한 귀뚜라미가 합류했기 때문이다. 역시 실력자다운 노래로 귓가를 자극했다.

이어 조덕배의 '꿈에'를 부른 코스모스 역시 모두의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선택을 앞둔 판정단은 "누가 더 잘했다고 버튼을 누를 수 없다"며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였다. 막상 투표함 뚜껑을 열어 보니 귀뚜라미 조장혁이 3위로 먼저 떨어졌고, 코스모스 거미가 2위를, 캣츠걸이 1위를 거머쥐며 1승을 차지했다.
앞서 9월 27일 방송에서 13대 가왕에 오른 코스모스는 14~16대까지 '4연승'에 성공했다.  하지만 17대 가왕을 눈앞에 놓고 캣츠걸에게 자리를 내주면서 정확히 10주 만에 가면을 벗고 대중 앞에 서게 됐다. 물론 많은 시청자들은 그녀가 진작에 거미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2주에 한 번 그녀의 애절한 보이스를 듣기 위해 TV앞으로 모여들었다.
코스모스가 막강한 가창력을 지녔다는 사실을 모두 다 알기 때문에 그녀 역시 자신의 목소리를 변조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노래했다. 이 프로그램은 정체를 숨기면서 노래하는 가수의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 목소리를 들으며 누구인지 맞히는 재미, 판정단의 우스꽝스런 억측 속에 진지한 경연이 아니더라도 흥미롭게 지켜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에 코스모스의 정체보다 궁금했던 건 과연 누가 그녀의 위엄을 무너뜨리는가였다. 매번 감성 넘치는 가창력으로 소위 '포스트 클레오파트라'라고 불린 코스모스가 이번에 또 우승을 하게 되면 4연승을 기록한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김연우의 기록을 깨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쉽게 신예 캣츠걸에게 가왕 자리를 내주면서 타이 기록을 달성했다.
거미는 오로지 자신만이 표현해 낼 수 있는 탁월한 보컬감성에 달콤함까지 더했다. 그동안 섬세한 감성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 온 그녀였다. 2003년 데뷔해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그대 돌아오면' '날 그만 잊어요' '어른 아이' '혼자만 하는 사랑' 등 다수의 히트곡을 발표하며 12년 동안 변화를 거듭해왔다.
거미는 '복면가왕' 출연을 통해 다시 한 번 자신의 실력을 점검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터닝포인트를 맞이한 그녀의 가수 인생에 역사에 남을 역작이 탄생하길 기대해본다. / purplish@osen.co.kr
[사진]'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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