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부터 충격까지, 안방 뒤흔든 역대급 고민 '넷' [안녕 5주년③]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11.23 08: 17

KBS 2TV 예능프로그램 '안녕하세요'(MC 컬투(정찬우, 김태균), 신동엽, 이영자)가 방송 5주년을 맞았다. 지난 2010년 11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고민을 보낸 시청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포맷으로 5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으며 월요일 심야 예능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5년 동안 매주 등장한 고민 중에는 모두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했던 감동적인 사연과 함께 안방을 충격으로 몰고 간 사연도 있어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안녕하세요'의 5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역대급 고민 사연 네 가지를 뽑아봤다.
# 편견 넘어 감동, 파란눈 모녀

지난 2013년 3월 11일 방송된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김미옥 씨는 '파란눈 모녀' 사연으로 시선을 끌었다. 이 모녀는 유전적으로 멜라닌색소가 부족해 한국인임에도 서양인들처럼 파란 눈을 가져 조금 다른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파란 눈 모녀가 들려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주변 사람들의 따돌림과 폭언까지 겪어내야 했던 것.
이에 이영자는 딸 초은이를 무릎 위에 앉히고 주변인들의 모자란 행동에 함께 분노했다. 또 초은이가 상처 받을 것을 안타까워하며 초은이의 파란 눈이 가장 예쁘다고 진심을 담은 말을 건네 다섯 살 꼬마의 얼굴에 미소를 번지게 했다.
김미옥 씨는 이후 "방송 이후 자신감이 생겼다. 내가 먼저 떳떳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녹화장에서 마주치는 분들마다 초은이에게 예쁘다고 해주셔서 요즘 초은이가 스스로 '난 예뻐'란 말을 남발한다. 공주병 최고조다"라는 기분 좋은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 소통의 위대함, 대화 단절 모자
2012년 6월 11일에는 2년째 엄마와 말을 하지 않는 아들 종구 때문에 고민이라는 엄마 이영희 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이영희 씨는 아들이 2년 째 가족 중 유일하게 자신과의 대화를 회피한다고 밝혔다. 이 씨는 "종구가 고3 수험생이던 어느 날 갑자기 말을 안 하다가 내가 차려주는 밥도 안 먹고 눈도 안 마주쳤다"며 "아들한테 궁금한 건 딸한테 물어봐야 했다"고 밝혔다.
이에 어렵게 방송에 출연한 종구 군은 친구에게 1년 동안 괴롭힘 당했다고 밝히며, 고3때 엄마에게서 그 친구의 모습을 봤다고 털어놔 모두를 놀라게 했다. 엄마는 "아들한테 내가 너무 소홀했나보다"고 눈물을 쏟았다.
군 입대를 앞두고 있던 아들은 "말을 안 해 죄송했다. 군대에 잘 갔다 오겠다"며 포옹해 스튜디오와 안방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당시 출연한 김경호도 같은 경험을 털어놓으며 이들의 모습에 기쁨의 눈물을 흘려 감동을 더했다.
# 사랑과 전쟁, 형부와 처제
2012년 9월 11일 등장한 아내보다 처제를 더 사랑하는 남편 사연은 보는 이를 경악하게 했다. '사랑과 전쟁'에 나올법 한 '아내보다 처제를 더 사랑(?)하는 남편'이라는 제목의 사연에 아내가 눈물을 쏟은 것. 아내는 "남편이 동생들에게 '뽀뽀해줘', '안아줘'라는 말을 하고, 같이 심야 영화를 보러 나가도 애를 보러 들어가는 건 항상 나 혼자다"라고 말했다.
남편은 "처제가 자꾸 아기에게 뽀뽀를 해 깨워서 '한번 만 더 그렇게 깨우면 내가 너한테 뽀뽀하겠다'라고 엄포를 넣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아내가 서운하다고 말한 이들의 백허그에 대해서는 형부와 처제가 모두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고 말해 보는 이를 놀라게 했다. 아내는 "남편에게 여자로 보이고 싶다"는 말을 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아내는 "육아가 힘든데, 남편은 동생들하고 장난치는 게 속상했다"며 눈물을 보였고, 그제야 심각성을 느낀 남편과 처제들은 "장난으로라도 이제 그렇게 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남편은 "법원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하지 않고, 방송국에 데려와 말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 웃음 폭탄, 막춤 자매
지난 2014년 10월 6일 방송에는 시도 때도 없이 춤을 추는 누나들 때문에 고민인 남성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그는 아기엄마인 누나들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초스피드 막춤을 춘다고 하소연하며 친구들 앞에서 춤을 출 때 가장 부끄러웠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그의 큰누나는 "한 번 사는 인생 출 만큼 춤추자가 인생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음악 장르를 불문하고 정체불명 댄스를 선보여 스튜디오를 초토화시켰다.
특히 홀로 막춤을 추던 사연남의 큰누나는 자리에 앉아있던 여동생에게 자연스럽게 손짓, 둘이 함께 빠른 속도로 무아지경 댄스를 추기 시작해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진지한 표정으로 능청스럽게 몸을 흔드는 모습에 그녀의 남편들은 경악했지만, 이후 남편들마저 넘치는 흥을 자제하지 못하고 댄스삼매경에 빠져 사연의 주인공을 난감하게 만들었다.
이후 사연남의 누나들은 마음껏 몸을 흔드는 초스피드 막춤 덕분에 상당한 다이어트 효과를 봤을 뿐 아니라, 강도 퇴치 효과까지 있었다고 입을 모으며 남동생의 고민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큰누나는 "강도가 목을 잡을 틈도 없이 빠르게 춤을 추는 게 관건"이라고 너스레를 떨어 정찬우를 비롯한 좌중을 폭소케 했다.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전온누리PD는 OSEN에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됐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게 우리 프로그램의 순기능이다. 어떤 계기가 없으면 마음속 이야기를 다 알 수 없다. 그런데 우리가 그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솔루션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문제 해결의 물꼬를 트는 방송이다. 한 사람당 한 시간 15분 정도 녹화를 한다. 그 시간 안에 사연자의 감정에 대해 솔루션을 제시하는 건, 주제 넘는다고 생각한다. 오늘을 통해 서로 한 번쯤 상대방의 마음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면 거기서 우리 역할은 다 했다고 생각한다"며 "소소하게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jykwon@osen.co.kr
[사진]'안녕하세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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