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를 이끌어온 안방마님 이영자가 5주년이 돼서야 털어놓은 고민은 생각지 못한 내용이었다. 이영자가 그간 ‘안녕하세요’에서 재치 있는 입담을 보여줬지만 그 말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다.
지난 23일 방송된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5주년 특집에서는 ‘연예인 고민자랑’ 편이 전파를 탔다. 배우 권혁수를 비롯해 개그우먼 안영미가 고민의 주인공으로 등장했고, 특히 ‘안녕하세요’의 MC 이영자가 직접 고민을 들고 나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사연의 내용이 이러했다. 결혼식에서 우연히 만난 정우성에게 ‘외로운 사람끼리 한 번 봐요’라고 얘기하고 싶었는데 ‘외로운 사람끼리 한 번 자요’라고 한 것. 그러면서 “잘해 보려고 하면 이 모양 이 꼴이다”라고 고민을 전했다. 고민의 주인공 자리에 앉은 이영자는 MC 자리에 있을 때 일반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재치 있는 입담을 보여주던 모습을 없었다. 상당히 긴장하고 민망해하면서 진지하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영자는 “내가 긴장을 하고 성격이 급해서 말실수가 고민이다. 게스트 모시면 특히 그 사람 이름을 틀리고 싶지 않다. 이름을 제대로 말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하는데 영어 이름이 특히 어렵다”며 에이핑크에게 에이핑클이라고 하고, 브아걸의 나르샤에게 나타샤라고 실수했던 때를 떠올리며 속상해했다.
하지만 이영자가 했던 말실수는 웃고 넘어갈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의 이미지에 크게 타격을 주거나 그에 대한 편견이 생길만한 것들은 아니었다. 이영자가 공개한 말실수 에피소드는 이러했다. 이영자는 “장혁의 결혼식에서 정우성이 내 쪽으로 와서 웃기려고 하지 말자고 생각하고 얘기했는데 긴장해서 ‘우리도 한 번 자요’라고 했다. 정우성도 당황했지만 예의가 있어서 ‘그래요’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송은이는 “이영자가 오랜만에 장동건을 만나서 반갑게 인사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장동건에게 ‘장동건 씨 우리 오래오래 해먹어요’”라고 전했다.
이에 이영자는 속상한 마음을 표현하며 눈물까지 보였다. 이영자는 “너무 못나 보인다. 내가 한 일에 대해 후회한다. 자아디스를 한다. 무식해 보이고 못나 보일까봐 걱정이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이영자는 웃기는 사람이 아니라 우스운 사람으로 보일까봐 걱정하는 마음이 컸다. “지적인 사람이 됐으면 한다”고 했고 박지윤은 “지적인 사람들 중에 자신이 재미없는 걸 자책하고 노잼이라고 고민하는 사람도 있다”고 격려했다.
이영자의 웃음 뒤에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고민이 있었다. 이 때문에 이영자는 신문을 스크랩하면서 읽고 있었고 뒤처지지 않으려고 앞만 보고 달리며 항상 의욕이 앞서는 삶을 살고 있었다. 이에 정찬우는 “이영자가 남의 시선을 많이 걱정하는 것 같다. 조금만 내려놓으면 귀엽고 예쁜 사람이다”고 응원했다. 송은이도 “이영자는 남들의 사랑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문제다. 사랑을 오롯이 받아도 된다. 말실수가 없었다면 김영철도 김숙도 없다. 언니는 우리의 롤모델이다”라고 지지했다.
재치 있는 입담과 몸을 던지는 개그로 시청자들을 웃겼던 이영자에게는 누구도 몰랐던 고민이 있었다. 5주년이 돼서야 알게 된 그의 고민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하지만 ‘안녕하세요’를 통해 함께 고민을 나누며 고민의 무게를 조금은 덜어냈다. 짐을 내려놓고 천천히 가겠다고 다짐한 이영자. 앞으로 그의 또 다른 활약이 기대된다. /kangsj@osen.co.kr
[사진] KBS 2TV ‘안녕하세요’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