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진영은 데뷔 시절부터 늘 파격적인 '딴따라'였다. 미남형 외모가 아님에도 섹시한 댄스와 노래를 누구보다 멋있게 소화했고, 성적인 매력을 강조하는 자극적인 댄스와 가사, 화려한 패션으로 화제를 몰고 왔다. 박진영이 이처럼 높은 관심과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기존 가수들의 전형을 깨뜨렸기 때문이다. 성에 대한 개방적 사고, 섹시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춤사위, 주변의 만류에도 굽히지 않는 주장 등으로 인해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한 두개가 아니다.
사실 성에 대해 자유분방한 태도는 대중에 호소력을 갖거나 아니면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만큼 극명하게 양극화될 수 있는데, 박진영에게는 그런 공식이 당최 통하질 않는다. 되레 그에게좀 더 세고 강렬한 것이 나오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박진영은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 '힐링캠프'에서 데뷔부터 현재까지 20여 년간 가수로 살아온 삶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며 호감지수를 높였다.
이날 박진영은 오프닝에서부터 자신의 히트곡 '날 떠나지마' '어머님이 누구니' 등을 부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박수 소리가 작아지는 게 가수한테는 슬픈 일인데 올해까지는 괜찮은 것 같다"며 객석의 반응에 흐뭇해했다. 왠지 모를 자신감도 느껴졌다.
박진영은 1994년 '날 떠나지마' 발표 이후 19년간 매년 1위곡이 있었는데 작년에 발표했던 앨범 속 모든 노래는 인기가 없어 가수로서 위기를 느꼈다고 했다. 그러나 잘 되리라곤 예상치 못했던 '어머님이 누구니'에서 터져 기뻤다고.
그는 '어머님이 누구니'의 인기 때문에 미쓰에이의 1위를 빼앗은 것에 "사실 2주 이상 1위가 지속되는 곡이 없는데 미쓰에이 곡은 정말 잘 되더라. 2주 정도 1위하고 내려올 줄 알고 제 노래를 발표했는데 결국 '어머님이 누구니'가 '다른 남자 말고 너'를 밀어내고 1위를 차지했다. 미안해서 밥 샀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박진영은 국내 가요계에 처음으로 파격적인 섹시 댄스를 선보이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후 그의 인기는 수직상승했고, 가는 곳마다 화제를 모으며 댄스가수로서 정상에 다가섰다. "제가 1집부터 2집까지 작곡은 했지만 편곡은 하지 못했었는데 이래서는 더 발전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독학으로 편곡을 익혔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3집을 낼 때는 작사 작곡 편곡까지 모두 제가 했는데 그 해 제가 최고의 편곡상을 받았다. 다른 상도 감사하고 좋지만 편곡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서 받은 그 상이 가장 좋다"며 음악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진영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야한 노래가 아닐까. "자작곡만 508개가 있는데 거의 다 내 실제 경험이다. 저는 곡을 만들려고 하고 만드는 스타일은 아니다. 살다가 영감을 받으면 곡 만든다"며 "앞으로 발표할 앨범이 가장 야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는 많지만 박진영처럼 느낌을 살려 무리없이 전달하는 가수는 흔하지 않다.
박진영은 건강을 챙기기 시작한 이유가 팬이라고 밝히며, 유기농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그동안 쌓아온 의학지식을 방출했고, 500인의 MC들에게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칠판까지 대동해 건강한 삶을 지키기 위한 강의는 인상적이었다.
최근들어 건강이 박진영의 머릿속을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지만, 여전히 그의 삶의 중심은 음악이었다. '기-승-전-음악'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이다. 뚜렷한 색깔을 갖고 자신의 음악은 물론 걸출한 후배까지 양성한 딴따라 박진영의 인생을 응원하며, 앞으로 나올 곡이 얼마 '야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힐링캠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