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시작하면 더 이상 아플 일은 없길 바랐다. 소중한 사람을 잃을 수 없어 밀어내고 또 밀어냈지만 결국 자신의 인정하고 난 후에 더없는 행복이 찾아왔다. 하지만 그 행복은 오래 가지 못했다. 서로를 사랑하지만 헤어져야 하고, 그래서 쉽게 헤어질 수 없는 이동욱과 정려원의 모습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풍선껌'(극본 이미나, 연출 김병수)에서는 선영(배종옥 분)의 병으로 인해 힘겨워하던 행아(정려원 분)가 리환(이동욱 분)의 곁을 떠나기로 결심한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행아는 어머니의 병을 알게 된 후 술에 취한 리환에게 “미안, 약속 못 지켜서”라는 말을 남긴 채 그의 곁을 떠났다. 앞서 행아는 그에게 이제 도망가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리환을 향한 마음을 고백한 바 있었다. 이런 행아의 이별통보에 대한 이유를 알고 있는 리환은 이 모든 것이 꿈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채 어김없이 날은 밝아왔고, 리환은 행아를 찾았다. 이런 그에게 행아는 더 이상 연인처럼 대하지 않기를 요구했고, 리환은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아. 근데 그거 안 돼”라며 이별을 부정했다. 서로를 향하는 마음보다 자신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주변 사람들을 먼저 신경 쓰는 행아의 모습에 리환은 “우리만 힘드냐. 우리만 참아야 돼. 우리 마음은 마음 아니냐”라며 답답해했다. 자신이 그런 것처럼 행아 역시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고 있단 사실을 알고 있는 리환은 누구보다 서로를 먼저 생각하며 사랑을 지켜나가고 싶었지만 이는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리환은 다시 한 번 행아를 붙잡았다. 행아의 회사로 불쑥 찾아 온 그는 다짜고짜 “너 안을 수 있다”라고 얘기했다. 앞서 리환은 행아가 이별을 고하며 선영을 두고 자신을 안을 수 있냐는 질문에 말문이 막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었다. 병에 걸린 엄마라는 존재만큼 행아 역시 놓을 수 없는 존재이기에 리환은 “너한테 안 오려고 여기저기 막 돌아다녔는데 그게 다 너한테 오는 길이었다. 우린 결국 이렇게 돼. 지금 헤어져도 우린 다시 만날 거야. ‘결국은 너였어, 처음부터 너였어, 다 너였어’ 그렇게 말하면서”라며 행아의 마음을 돌리려 애썼다. 이어 그는 “평생 파이팅 그거 웃기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네가 그 말 해준 날 나 기운이 났어. 나 너 있으면 잘할 수 있어. 내가 잘할게. 엄마한테도 네가 내 옆에 있어서 다행이다 생각할 수 있게 진짜 잘할게”라며 애틋한 마음을 고백했고, 행아는 이런 리환의 말에 아무런 답을 해줄 수 없었다.
리환의 고백 이후 행아는 그를 억지로 밀어내진 않았다. 선영의 일로 힘들면서도 자신을 챙기려 애쓰는 리환의 모습을 안쓰럽게 바라볼 뿐이다. 하지만 깊어져만 가는 사랑과 동시에 선영의 병 역시 악화되고 있어 두 사람의 앞날은 어둡기만 하다. 행복의 시작과 동시에 그 끝에 서 버린 리환과 행아의 사랑은 여전히 변함이 없어 더 아프고 무겁게 느껴진다.
한편 '풍선껌'은 어렸을 때부터 가족 같이 지내던 두 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천진 낭만 로맨스 드라마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1시 방송. / nim0821@osen.co.kr
[사진] '풍선껌'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