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의 이유로 정계를 은퇴한 한 물 간 정치인이라는 오해는 금물이다. 여전히 여야를 넘나드는 막강한 영향력뿐 아니라 강석현(정진영 분)에겐 사람을 꿰뚫어 보는 능력과 단호한 결단력이 있다.
지난 23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에서 강석현은 신은수(최강희 분)를 조종한 의문의 전화남이 강일도(김법래 분)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나 강석현은 강일도의 뒤에서 누군가 그를 조종하고 있다는 의심을 품었고, 그 배후로 한영애(나영희 분)를 지목했다.
강석현은 비서를 향해 “내가 간과한 게 있었다”라며 진형우(주상욱 분)와 한영애의 차이를 얘기했다. 그는 “둘 다 나한테 복수하려는 목적은 같을 거야. 하지만 방법이 달라. 진형우는 그 여자를 이용한 게 아니야. 제 아버지 핏줄이 흐르고 있어. 하지만 한영애는 달라. 유능하고 냉혹하지. 과거 청미를 가장 잘 알던 사람이기도 하고. 그 여자가 일도를 조종한 거야”라며 강일도가 신은수를 협박한 일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강석현은 한영애가 강일도 뒤에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기 위해 확실한 증거 확보에 관한 방법을 강구했다.
이런 그는 강은수를 자신의 비서로 다시 불러들였고, 경리 일을 했던 경험에 있는 강은수에게 운강재단의 장부를 검토해보도록 지시했다. 이에 강은수는 장부를 살펴보다 운강재단에서 운강갤러리로 거액의 자금이 흘러들어간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진형우에게 전했다. 진형우는 즉시 한영애를 찾아갔고, “강일도 뒤에 어머니가 있다는 증거가 나온 것”이라며 안절부절 못했다. 한영애는 강은수를 이용해 장부를 조작하게 하도록 시키라며 다그쳤다. 결국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진형우는 그 말에 동의했지만 이 모든 돈은 자신이 강일도에게 준 걸로 하겠다며 자신이 대신 죄를 뒤집어 쓸 각오를 했다. 한편 강석현은 이런 신은수의 모습과 진형우와 한영애 사이에서 나누는 대화를 모두 감시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한영애의 꼬리를 잡기 위한 그의 계획이었던 것이다.
이어 강석현은 신은수를 찾아가 장부를 모두 검토했는지 물었고,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그에게 진형우와 한영애의 대화를 들려주었다. 자신을 해충에 비유하는 한영애와 그런 어머니의 뜻을 따라 장부 조작을 지시하겠다는 진형우의 대답에 신은수는 충격을 받았고, 강석현은 이런 그에게 “의심과 믿음, 때론 믿음이 어리석을 때가 있지. 이런 자들을 믿을 필요가 있겠나”라는 말로 흔들어 놓았다. 결국 신은수는 강석현 앞에 끌려 온 한영애, 진형우 앞에서 운강재단의 장부를 조작해 운강갤러리에 거액의 자금을 지원했다는 사실을 밝혔고, 이어 진형우를 향해 “넌 사람을 사랑할 자격이 없다”며 실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강석현은 인간의 교묘한 심리를 이용해 한영애를 잡을 수 있는 확실한 증거를 얻고 줄곧 신경 쓰여 왔던 진형우와 신은수의 사이를 갈라놓는 데에도 성공했다. 손바닥을 들여다보듯 수를 읽어내는 통찰력과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한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강석현.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대를 향해 복수의 칼날을 갈아 온 진형우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한편 '화려한 유혹'은 범접할 수 없는 상위 1% 상류사회에 본의 아니게 진입한 여자가 일으키는 파장을 다룬 드라마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 / nim0821@osen.co.kr
[사진] '화려한 유혹'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