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코믹 드라마가 탄생했다. 정준호, 정웅인 등 주연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와 철저하게 웃음 코드에 집중된 전개가 만나 강렬한 시작을 알린 MBC 드라마 ‘달콤살벌 패밀리’다.
하지만 이러한 드라마의 재미와 감동을 살린 데에는 무엇보다 음악의 힘이 컸다. 매 장면의 분위기와 배우들의 대사에 따라 적절하게 바뀌는 배경 음악들이 이야기에 생동감을 더할 뿐 아니라,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는데도 기여하고 있기 때문.
이번 드라마의 탁월한 음악 선정 능력은 시청자들에게도 많은 호응을 얻었다. 드라마가 배우나 극의 내용이 아닌 음악으로 주목 받는 일은 보기 드문 경우. 이에 대해 ‘달콤살벌 패밀리’의 음악 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서우영 음악감독의 생각을 직접 들어봤다.
-‘달콤살벌 패밀리’의 음악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시청률을 다 떠나서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다. 가슴 설레는 일이다. 제작진이 가능하면 댓글을 보지 말라고 해서 이런 반응을 알지 못했었다.”
-이번 작품에서 음악을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달콤살벌 패밀리’는 코믹 장르다. 드라마나 작품을 받게 되면 가장 먼저 어떤 색깔을 입혀야할지를 생각을 한다. 배우들이나 감독님, 작가님과 상의를 해서 어떤 느낌의 코미디라는 걸 결정한 후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다. 이번 작품에는 트로트에 아라비안 느낌을 가미한 곡을 써보려고 했다.”
-작업을 하며 꼭 지키는 자신만의 철칙이 있다면?
“음악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연출부와의 호흡이다. 지금은 연출부에서도 만족하고 있어서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이나 욕심내고 싶은 부분들은 작업을 계속 하는 중이다. 이번에는 총 102곡 정도를 썼는데, 부족한 것 보다는 많은 게 나을 것 같아서 많이 썼다. 또 저 같은 경우에는 인물만 보고 곡을 만든다. 대본에서 드러나는 인물의 윤곽을 기준으로 음악을 덧대는 느낌이다.”
-이번 작품에서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
“드라마 음악은 영상에 음악이 잘 붙는지, 잘 어우러지는지 또는 음악이 튀지 않고 배우들의 연기를 돕는지가 제일 중요하다. 그걸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서 작업을 하려고 했다. 개인적으로 작품을 맡으면 해보고 싶었던 작업이 있었는데, 연출부에서 걱정해서 많이 절제하고 있다. 현재 설득 중이다.”
-그동안 어떤 작품들을 했나.
“원래는 앨범 프로듀서였다. 강산애, 윤도현 밴드, 박기영 등 가수들의 곡도 쓰고 프로듀싱을 담당하다가 미국에 기타를 공부하러 떠났었다. 2011년도에 한국에 귀국해서 영화 음악을 공부했다. ‘아이리스’를 연출했던 양윤호 감독님과 맡았던 광고가 첫 작업이었다. 그 뒤로 tvN· TV조선 ‘위대한 이야기-김시스터즈’, ‘선암여고탐정단’를 작업하기도 했다. 공중파는 ‘달콤살벌 패밀리’가 처음이다. 원래는 영화 음악에 관심이 많아서 양윤호 감독님과 중국 영화를 준비 중이었는데, 드라마 제안이 들어와서 하게 됐다.”
-영화 음악과 드라마 음악의 차이는 무엇인가.
“굉장히 다르다. 드라마는 음악이 먼저고, 영화는 영상이 먼저다. 드라마는 영상이 나오기 전에 대본만 가지고 음악을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영화와는 조금 다르다. 감독님께서 거기에 대해 조언을 많이 주셨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