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부자들'(우민호 감독)은 조승우가 약 3년 만에 찍은 (특별출연한 영화 '암살'을 제외하면), 본격적인 복귀작이었다.'말아톤'과 '타짜' 등 흥행 영화 속에서 보여준 연기력으로 언제나 호평을 받았던 조승우는 2012년부터 '마의', 2014년 '신의 선물-14일' 등의 드라마와 '지킬 앤 하이드' 등의 뮤지컬로 활동하며 잠시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리고 돌아온 그가 택한 작품이 '내부자들'이다. '내부자들'은 여러모로 조승우에게 꼭 맞는 옷으로, 강렬한 복귀작이 됐다.
'내부자들'은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작품이다. 범죄드라마라고도 부를 수 있는 이 영화는 현실을 반영하는 데 신경을 쓴 만큼, 정계와 재계, 언론을 아우르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영화 속 거의 대부분의 인물이 독특하고 개성있어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 높여준다.
'내부자들'에서 조승우가 맡은 역할은 족보가 없어 늘 승진에서 밀리는 검사 우장훈이다. 우장훈은 원작 '내부자들'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로 인물을 완성하는 데 배우의 몫이 컸다.
조승우는 이 영화의 출연 제의를 세 번이나 거절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영화의 기획 단계부터 우장훈의 역을 맡을 배우로 조승우를 점찍었던 우민호 감독은 계속해서 그를 설득했고, 끝내 캐스팅에 성공했다.
우민호 감독은 OSEN과의 인터뷰에서 "윤태호 작가의 원작 웹툰인 '내부자들'이 가진 에너지를 이병헌과 조승우의 조합으로 보고 싶었다. 감독을 떠나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어떤 그림이 될까 너무 궁금해서 최선을 다했다. '내부자들' 연출을 맡으면서 최고의 배우들과 최고의 스태프들과 함께했다. 그분들이 쌓아왔던 커리어에 누가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없었던 역할을 새로 만들어 연기하면서도, 원작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살릴만한 배우로 조승우가 적격이었던 것.
결과적으로 감독의 믿음은 통했다. 조승우는 '내부자들'에서 성공에 목이 마른 우장훈 역을 소화하며 이병헌과 좋은 시너지를 만들었다. 안상구가 그야말로 깡패 같은 무식함과 거친 성격으로 존재감을 발휘한다면, 우장훈은 귀여운 동안 외모와 그에 반대되는 배짱 좋고 대찬 성격으로 안상구와 부딪치며 불꽃같은 시너지를 일으킨다. 영화에서는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신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때마다 관객들의 집중도는 높아지고, 웃음 소리도 커진다. 무식한 깡패와 그런 깡패를 다루는 젊은 검사의 모습에서 묘한 '케미스트리'가 뿜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병헌과 조승우의 만남은 '신의 한 수'이자 '브로맨스'의 좋은 예다.
특히 조승우는 외모에서부터 강렬함을 내뿜는 안상구 역의 이병헌에 전혀 밀리지 않는 연기와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명불허전 '명품배우'의 진면목을 보였다. 스스로는 검사라는 캐릭터에 어울리지 않아 거절을 했었다고 했지만, 어떤 역을 맡든 늘 기대 이상의 결과를 보여주는 그이기에 관객의 입장에서는 삼고초려 끝에 그를 캐스팅 해 준 감독에 고마워할 수밖에 없다. /eujenej@osen.co.kr
[사진] '내부자들'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