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유혹’ 주상욱과 최강희의 사랑은 참 기구하고도 힘들었다. 여러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이제 앞날엔 아름다운 미래만 남아있을 줄 알았건만, 그것도 잠시였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그 사랑을 억지로 부정하며 밀어내야 하는 최강희와 이런 그에게 변함없는 애정을 보이며 기다리는 주상욱. 이 두 사람의 사랑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극본 손영목 차이영 / 연출 김상협 김희원)에서는 형우(주상욱 분)를 밀어내는 은수(최강희 분)와 이런 그에게 끊임없이 다가가는 형우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은수는 석현(정진영 분)의 계략에 넘어가 형우와 영애(나영희 분) 앞에서 운강재단의 자금 비리 사건에 대해 얘기했다. 이에 형우는 “왜 그랬어. 내가 기다리라고 했잖아”라며 그의 행동에 대해 이유를 물었다. 은수는 이미 석현이 운강재단의 장부에 대한 사실을 모두 알고 있는 채로 자신에게 장부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던 걸 알고 있었고, 형우와 영애를 보호하기 위해 장부를 조작했다. 그러나 앞서 석현을 통해 형우가 장부 조작을 다그치는 영애의 말에 동의하는 음성 파일을 들은 바 있었다. 이에 배신감을 느낀 은수는 그가 어머니와 손을 잡고 자신을 함정에 빠뜨리려했다고 오해했고, 형우는 “네가 뭘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럴 생각 없었다. 총리님께 내가 돈을 줬다고 말할 생각이었다. 어머니 앞에서 어쩔 수 없었다”라며 진심을 얘기했다. 하지만 은수에게 형우의 진심은 가 닿지 않았고, “더 이상 거짓말에 속아 줄 마음이 없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이렇게 차갑게 돌아선 은수였지만 형우를 걱정하는 마음은 여전했다. 영애의 장부 조작 건으로 위험에 빠진 형우를 구하기 위해 은수는 일주(차예련 분)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에 일주는 흔쾌히 자신이 구할 수 있다고 장담하는 동시에 “그럼 넌 나한테 뭐 해줄 건데”라며 조건을 내걸었다. 일주가 가장 원하는 건 형우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은수는 망설임 끝에 결국 “형우 내가 포기할게. 내가 형우 옆에서 떨어질게”라는 약속을 했고, 형우는 다행히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후 은수는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 형우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서로만을 믿기로 했던 말이 무색하게 변해버린 은수의 모습에 형우는 그가 일주와 거래를 한 것은 아닌지 금세 눈치 챘다. 하지만 은수는 이를 부정하며 “총리님 덕분에 진실을 알게 됐을 뿐”이라고 차가운 태도로 일관했고, 그럼에도 떠나지 않겠다는 형우에게 “나 행복 하고 싶다. 그만 내 인생에서 빠져 달라”라고 말했다.
마음과는 달리 모진 말을 내뱉은 은수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힘들어하는 그의 모습에 석현은 은수를 데리고 자신의 고향으로 향해 기분전환을 시켜줬고, 석현의 차에서 내리는 은수를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형우가 발견했다. 이에 형우는 “너 지금 제정신이야. 네 남편 죽였을지도 모르는 사람하고 뭐하는 거냐”며 그를 걱정했지만 은수는 여전히 “걱정 마. 저 사람은 적어도 너처럼 사랑을 빙자해서 날 이용하진 않는다”라며 차갑게 응수했다.
은수가 이런 행동을 하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하는 형우 역시 쉽게 물러나진 않았다. 은수에게 자신을 보는 것이 역겹다며 꺼지라는 말까지 들었지만 이에 아랑곳 않고 형우는 그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메시지를 남겼고, 쏟아지는 장대비 속에서도 여전히 은수를 기다렸다. 결국 아침이 되어서야 형우는 겨우 자리를 떴다. 은수는 뒤늦게 형우가 남기고 간 종이비행기를 보며 다시 한 번 그를 향한 마음을 확인하며 눈물 흘렸다.
형우를 구하기 위해 그를 떠나겠다는 약속까지 했건만 말과 달리 은수의 마음은 거짓말을 하지 못했다. 여전히 서로를 향해 마음이 향해 있는 두 사람이지만 이들의 사랑엔 장애물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이런 역경 속에서도 변함없는 사랑이 증명하듯 두 사람의 행복한 결말에 자꾸만 기대를 품게 한다. 50부작이라는 긴 호흡의 드라마 탓에 앞으로도 가슴 졸일 위기와 수난이 펼쳐지겠지만 그럼에도 이들의 사랑만큼은 변함없기를 기대해본다.
한편 '화려한 유혹'은 범접할 수 없는 상위 1% 상류사회에 본의 아니게 진입한 여자가 일으키는 파장을 다룬 드라마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 / nim0821@osen.co.kr
[사진] '화려한 유혹' 방송화면 캡처